재종마녀썰)재수종합반에서 보낸 일년 -1 .SSUL (ver. 재수종합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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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수 설의간 대학게시판 썰 재밌어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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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실존인물들이며
연락이 끊긴 몇명중 아직도 수능을 보고 있는 사람이 부디 없기를 기원합니다.
-Intro-
꽤 오래전일이다.
영원히 즐거울것만 같았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이 막을 내렸다.
하루 두번 먹던 급식이 한번으로 줄었고 마지막 급식을 먹은지 얼마 되지않아 졸업장을 받고 학교를 떠났다.
다른친구들은 학식을 먹을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나는 학식을 먹을수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려서부터 좆잡대에 간 새끼는 학식을 먹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서울대 의예과에 원서를 한장만 넣었다.
그렇게 나는 재수생이 되었다.
우리집은 재수에 있어서 관대한 편이었다.
사실 우리집뿐만 아니라 동네 자체가 재수에 관대했다.
친구들은 절반이 넘게 재수를 했고
그래서 그런지 정규교육과정처럼 느껴졌다.
지금 생각하면 재수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거 같다.
다음날 엄마차를 타고 재수종합반에 갔다.
재종반 문을 여니 다단계 할거 같이 생긴 아저씨가 대뜸
"학생 성적표좀 볼수 있을까요??" 라며 물건팔 준비를 하는거 같았다.
잠시후 내 성적표를 보고는
"음... 최상위반은 힘들겠는데요?" 라고 말했다.
좆잡대한테 평가받는거 같아서 기분이 매우 나빴지만 그냥 다단계 아저씨가 정해준 반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난 1년동안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우리엄마도 그랬는지는 잘모르겠다.
-3월-
몇일후 재종반은 개강을 했고
학생증을 찍고 대학에 가서 학식을 먹는 친구들처럼
나도 재종출입카드를 찍고 재종반에가서 급식을 먹었다.
첫날 분위기는 정말 대단했다.
다들 레이저가 튀어나올거 같은 눈으로 앉아있었고
고3 때와는 정말 다르다는 착각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포스가 느껴졌다.
조금 기다리니 첫날 만났던 다단계 할거 같은 아저씨가 들어왔고
자기를 우리반 담임이라고 소개했다.
담당과목은 수학이었고 1년동안 잘해보자면서 첫날이니까 족보정리를 하자고했다.
시간이 오래되서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우리반엔 3수생이 5명, 사수생이 3명, 그이상이 2명
검고로리가 1명 나머지는 재수생으로 구성됐었던거 같다.
검고로리가 1명이었던건 확실하다.
(*검고로리: 중졸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않거나 자퇴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재종반에 들어온 학생. 보통 연령대는 17~19살에 분포함.)
1년동안 함께할 병신들이 결정되는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그날 저녁 자습시간에 우리반엔 여자가 몇명이나 되나 세어봤다.
이과반이라 검고로리까지 포함해서 반 정원의 1/10 이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다음날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필사적으로 집중 했다.
다들 스팀팩 맞은 마린같았다.
이대로만 가면 존홉의 정문 폭파도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3월은 그런시간이었다.
-4월-
아직까지도 분위기는 존홉의 정문을 폭파하는데 문제가 없을만큼 좋았다.
쉬는시간엔 모두 영어 단어를 외웠으며,
수업시간엔 자는 사람이 없었으니, 현역 시절의 병신같은 성적이 되살아날 까닭이 없어 보였다.
대화는 짝꿍이랑 아침인사를 주고 받는 정도만 하고 일절 하지 않았다.
우리반은 다단계 아저씨가 정한대로 한달에 한번 제비뽑기로 짝꿍을 바꿨는데
내심 여자랑 짝이 되길 바랐지만 재수없게도 나는 계속 남자 짝꿍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말을 섞을 이유가 없었고 공부에 집중할수 있었다.
재종반에 오길 정말 잘한거 같았다.
-5월-
이제 애들이랑 많이 친해졌다.
짝꿍도 바꿨는데 또 재수없게도 난 남자 짝꿍이 걸렸다. 괜히 다단계 담임이 더 보기 싫었다.
내 대각선 앞자리엔 은비라는 여자애가 앉았다.
모의고사 성적 우리반 1등.
하얀 피부에 이쁘장 하게 생겼는데 공부까지 잘한다.
사실 첫날부터 얘랑 짝이 되게 해달라고 밤마다 컴퓨터용 싸인팬한테 빌었다.
4월달에 또 남자랑 짝꿍되서 다음날부턴 OMR 카드한테도 같이 빌었다.
약간의 효력이 있었던걸까?
대각선에 앉게 됐다.
그런데 말이 없다.
하루종일 공부만한다.
대각선 뒤에 있는 나는 물론이고 짝꿍이랑도 아침 인사정도만 한다.
근데 그게 존나 부러웠다. 내앞에 앉은 저 개구리 닮은 은비 짝꿍새끼 OMR 카드에 낙서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뒤에는 검고로리가 앉았다.
어쩌다보니 친해지고싶은 은비대신 난 검고로리랑 친해졌다.
처음 검고로리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진한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써클렌즈를 끼고 있었는데
이건 보나마나 학교에서 문제아로 짤려서 온 애구나 싶었다.
태어나서 검정고시 출신은 처음봐서 더그랬던거 같다.
그런데 친해져 보니 의외로 괜찮은 애였다.
나중에 더 친해지고 알게된건데 써클렌즈가 아니라 실제 걔 눈이었더라;;;;
눈이 참 크고 예뻤던거 같다.
검고로리는 재종반 2년차였고 의대미만잡을 외쳐서 나랑 금방 친해졌다.
내 짝꿍이었던 삼수생 형 한명과 옆분단 이었던 오수생 형이랑도 친해졌다.
그들도 나와같이 의대미만잡을 외치는 형들이었는데 다들 좋은 형들이었다.
그렇게 나, 검고로리, 삼수생 형, 오수생형 이렇게 4명은
의대미만잡으로 하나가 되었다.
5월달이 끝나갈동안 은비랑은 아무런 대화도 하지 못했다.
밤마다 컴퓨터용 싸인팬한테 '6월엔 제발,,,,,' 이라고 빌며 5월이 지나갔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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