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비시박령 [402380] · MS 2012 · 쪽지

2017-12-24 02:45:51
조회수 6,033

입시철에 혼란스럽겠지만 몇 자 적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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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수험생 여러분에게 수고하셨다는 말부터 하고 싶습니다. 해마다 입시 정책이 바뀌는 건 이제 그러려니 싶은데, 올해는 영어까지 절평으로 변했더군요. 그만큼 정시 지원이 카오스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데, 이때 여러분이 한 번쯤은 읽고 고민해보셨으면 하는, 그리고 제가 대학교 가기 전에 누가 말해줬으면 좋겠다 싶었던 내용을 몇 자 적고 싶습니다.


저도 많은 내용을 알지는 못합니다. 작년에 전역하고 올해 복학하여 학교는 이제 겨우 2년 다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지를 무릅쓰고 여러분께 주제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과거의 제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읊조라는 식으로 말해보려 합니다.



1. 고시를 한다고 다 붙는 것은 아니다.


 대학교 입학하기 전에 저는 막연히 행정고시를 보거나 외교원을 준비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간지나잖아요. 직업을 갖게 된다면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그 중에서도 이왕이면 폼 나는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모든 1학년들의 머릿속에는 아마 비슷한 내용으로 차있을 것입니다. 

한국사 교양 첫 수업 때 교수님이 임의의 새내기 3명을 지목하여 자네 꿈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세 학생이 차례로 검사 외교관 판사라고 대답했을 때 저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충격받았던 것은 학교 열람실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지하에 꽤 큰 규모의 열람실이 있습니다. 시험기간도 아닌데 츄리닝 차림으로 초췌한 모습을 한 채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바로 고시생들이었습니다. (CPA 준비생도 편의상 고시생으로 퉁치겠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시험 준비를 하는데도 붙어나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일례로 저희 학교에서는 매년 대략 40여명 정도가 합격합니다. 나름 소싯적에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이 시험을 준비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낙방의 쓴맛을 맛본채 다시 학교로 돌아와 전공 수업을 들으러 온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묘했습니다.

말이 약간 중구난방으로 샜습니다. 요는, 막연하게 '고시나 하지 뭐'라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시형 머리를 타고나 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을 하거나 3개를 한 번에 패스하는 일은 매우 드물게 일어납니다.


2. 전공 적성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저는 문대생입니다. 저희 과의 경우는 130학점을 들으먄 졸업할 수 있습니다. 신입생 필수 영어 교양 4학점, 글쓰기 교양 4학점, 핵심 교양 12학점, 듣지.않으면 졸업이 안 되는 전공관련교양 12학점에 그냥 듣고 싶은 대로 듣는 수업까지 총 130학점을 들으면 졸업이 가능합니다. 그 중 전공 수업은 (전공필수와 전공선택을 합쳐서) 42학점을 듣게 됩니다.


보통 문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속된 말로 간판 보고 많이들 들어옵니다. 그래서 우선 간판을 따고, 나중에 본인이 원했던 전공을 이중/복수전공을 하는 식으로 계획합니다. 이중전공과 복수전공 선택 시에는 학점이 꽤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학점을 잘 따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 효율적으로 해야합니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목이 재밌고 할만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때처럼 국영수 사탐 과탐을 골고루 듣는게 아니라, 자기 전공과 관련된 것을 한 학기에 꽤 큰 비중을 두고 공부해야 합니다. 


근데 자신이 공부하는 내용이 재미가 없다? 그러면 과감히 해당 과목을 던지게 됩니다. 대학교 생활에는 그 어떠한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은 여러분의 의지의 츠이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면 학점은 한 번 본 것은 모두 다 이해하는 천재가 아닌 이상 떨어지겠죠? 그래서 역설적으로 자신의 학과로부터 이중이나 복수전공 따위의 수단을 통해 탈출하기 위해서는 본전공에 대한 흥미가 없어도 어느 정도는 해야 합니다.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원하지 않는 공부는 어느 정도 해야만 하는 딜레마가 생기지요.


전공이 안 맞아서 나쁜 학점을 받게 된다면 탈출이 자연히 불가능해집니다. 이 경우에는 강제 심화전공을 하게 되는데, 이는 본 전공 학점을 더 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요는, 원서질을 할 때 본인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이 전공을 공부하겠다는 일종의 각오는 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인생이 좀 꼬이게 됩니다.



3. 로스쿨?


이 글을 쓰게 된 걔기 중 하나입니다. 우연히 보게 된 오르비 게시물 중 하나에서 로스쿨 입시를 마치 학종 전형에 비유하여 수험생 여러분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이에 대해 제 자신도 로스쿨 입시를 경험하지 않아 전문가임을 자처할 수는 없습니다만, 여러 지인의 조언 및 경험담을 종합하여 말씀드리곘습니드.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행 로스쿨 입시 제도는 리트 점수가 매우 큰 비중응 차지합니다. 학텝릿(학점 텝스 리트) 중애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리트입니다. (리트는 법학 적성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언어 영역과 추리 논증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자새한 사항은 나무위키에..) 리트 점수 후달리면 끝입니다. 자소서나 면접으로 리트 점수를 뒤집는 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학점을 98이나 99에 수럼하게 받고 영어도 텝스 900 정도는 가볍게 넘고 거기에 제2외극어 점수까지 있어도 리트 망쳐서 입시를 망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많은 입시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그러듯이 처음에는 자신이 가기에는 아깝다 생각하는 모 지방거점국립대들의 로스쿨 진학을 추천하는 댓글이 달리면 욕인 줄 알고 발끈하지만 연말에는 제발 그 학교에 붙여달라며 올해 추합이 어디까지 돌지 끊임없는 경우의 수 계산을 합니다.


말이 계속 길어집니다. 요는 다 필요없고 갓 리트 죽창 한 방이면 됩니다. 법학 수엊 안 듣고 법 관련 대회 활동을 하면 좋갰지만 그래도 리트 잘 보는게 더 중요합니다.




p.s 

문대는 학점을 잘 줍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공대나 이과대는 A+을 가뭄에 콩 나듯 줍니다만 경영대 (몇먗 교수님들은 제외) 문대 (철학과 제외. 철학과 학생들에게는 X를 눌러 조의를....) 사범대의 경우는 A+을 뿌립니다. 저희 과 모 선배도 일부러 심화전공을 택한 후 리트 고득점을 받는 방식으로 고려대 로스쿨에 합격하였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대에 진학하는, 특히 영문을 제외한 제2외국어 어문계열에 진학하는 학생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이 고달파집니다. 


거듭 강조하여 말하지만 저도 무지한 사람입니다. 많은 것을 알지 못하며, 이것저것 주워들은 정보를 여러분이 읽기 좋게 모아놓은 것 뿐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인생에 훈장질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제가 잘난 인간은 아닙니드. 드만 여러분이 4년간 공부하게 될 내용애 대해,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단 한 번만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으면 좋을 것 같아 졸필이지만 몇 자 적어봤습니다. 


폰으로 쳐서 오탈자나 비문이 있어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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