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은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하는가
본 칼럼은 제가 개인적으로 생물학, 물리학, 경제학을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공부하거나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깨달은 바를 정리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기본 전제로 아래 링크의 제 칼럼을 추천합니다. 반드시 읽어야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https://orbi.kr/00022542341 - 단순하게 모형화해서 설명하기
저는 비록 공학도이나 경제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잡지식을 많이 쌓아보았습니다. 공학의 아이디어나 컨셉은 경제학, 경영학, 행정학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게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인간이 마지막으로 완성하게될 학문이 바로 경제학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라서 성장, 변화속도가 정체되어가고 있는 몇몇 학문과는 달리 경제학은 지금도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를 통해 수정되고 보완되고 있습니다. 학문이 생명력을 가지고 역동적으로 숨을 쉬고 있는 것이죠.
그만큼 경제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서 역사가 짧으며, 앞으로 규명해야할 과제나 목표가 많이 있으며 또 누구나 응용하거나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심리학자인 데니얼 카너먼. 경제학자 출신이 아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4명 중 한명입니다)
경제학은 여태 인간의 합리적인 판단과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발전해왔습니다. 체계적으로 경제학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애덤 스미스부터, 다양한 경제학자들이 인간 사회와 경제구조를 해석하고 예측하기위해 다양한 실험과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200년 전의 경제학을 당장 읽어보면, 현대인의 눈에는 부족한 점이 꽤 보입니다. 완전히 틀렸다기보다는, 전제를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잡았거나, 혹은 인간의 욕구를 단순하게 보았거나, 다양한 변수를 모두 고려하지 않고 일부만 선택하는 등의 다양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가며 점점 경제학은 다루는 영역이 더 넓어졌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합리적인 선택‘만’할 것이라는 예상도 깨졌고, 이론과 달리 사람들은 합리성보다 평등에도 큰 의미를 두었으며, 인간이 또 탐욕스러움만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주 적은 변수와 상황만을 고려하던 경제학이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졌으며, 조금씩 정확해지고 더 유용해졌습니다.
뼛속까지 공학도인 저는 이걸 보니까 물리학의 발전 과정이 떠오르더군요.
(왼쪽은 뉴턴, 오른쪽은 아인슈타인. 두 사람 모두 인류 역사에서 물리학의 혁신적인 발전에 기여했으며 각각 고전역학, 현대물리학의 아버지입니다)
뉴턴 이전까지만 해도 물리학은 대단히 경험적이고 저차원적인 성격이 강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 이후 특별히 큰 발전이 없었으나, 뉴턴이 등장하면서 물리학은 아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학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뉴턴은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물리의 기반(고등학생들의 주적?)을 닦았으며, 부분적으로 한계가 있음에도 일상생활을 해석함에 유용하기에 여전히 대중적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런데 뉴턴의 고전역학도 여러 사례와 측정 결과를 통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뉴턴의 예측과 다른 현상이 여럿 발견되는데, 이걸 또 아인슈타인이 멋지게 해석하고 이해합니다. 고전물리학의 한계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겪는 거시적인 세계에 치우쳐졌기 때문에, 블랙홀이나 미세한 시간의 오차 같은 천체와 관련된 부분에서 한계에 부딪힙니다.
아인슈타인은 고전역학에서 더 나아가 더욱 엄밀한 증명과 계산을 통해 고전역학이 예측에 실패한 현상을 성공적으로 해석했고, 최근에는 그가 예측한 중력파 또한 검출되었습니다.
결국 물리학과 경제학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니, 저는 개인적으로
‘더욱 다양한 변수를 받아들이고 좀 더 정확한 예측에 가까워짐’
을 느낍니다. 고전경제학은 상대적으로 적은 종류의 변수와 상황을 놓고 분석을 시작했고, 때문에 복잡한 변수와 조건이 영향을 미치는 일일수록 해석에 한계를 체감합니다.
마찬가지로 고전물리학에서는 단순하게 모형화하고, 이해하기 쉽게 여러 가지 조건과 오차를 배제하고 임의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흘러 이제 현대 물리학은 수많은 변수들을 모두 포함하여 복잡한 계산과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든지 완벽한 사람은 없고, 장단점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아주 몇 가지의 단점만을 보고선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구나’라고 판단하면 그건 잘못된 판단입니다.
결과론적으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사실을 맞췄을지라도, 부족한 근거를 통해 내린 결론은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사실을 맞춘 것은 운에 가깝지 적절한 추론을 통해 사실에 가까워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눈을 가리고도 온전히 코끼리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엽적이고 낮은 수준의 판단밖에 하지 못합니다)
사람을 판단할 때도 다양한 장단점을 알아야지 그 사람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간을 완벽히 판단할 수 있긴 하겠냐만, 그래도 다양한 관점과 평가를 통해 조금 더 진실에 가까워 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학문이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 다양한 관점과 결과를 모두 수용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부하는 학생 여러분 입장에서도 넓은 시야를 가지길 권합니다.
0 XDK (+40)
-
40
-
대학 등록 질문 0
제가 반수생이라 전적대가 아직 있는 상황인데 이번에 합격한 대학에 등록하려면...
-
얼부기 1
-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편도 2시간 반 2
버스 1번타고 지하철 2번 갈아타야되는데 통학에바임? 긱사가기싫은데..
-
여성분들은 어느 키를 더 선호?
-
그리고 새우튀김
-
???
-
정보 다 옮기고 초기화 시켜서 팔면 되나요
-
아이패드 개좋네 8
맘에들어 근데 지금까지 한게 수학 손해설 쓰기밖에 없긴함 아
-
기숙사가 식비 포함이던데 3끼 다 주는건가요? 주말에도 식사 제공 하는건가요?...
-
빵굽습니다 1
-
인증메타 지나갔네 직관했어야 했는데
-
장재원시즌 2 1
공통 시즌1 안듣고 시즌2부터 합류해도 문제없을까요? 뉴런듣고 기출했습니다
-
사실 맨날 혼자함
-
짜라빠빠빠 8
참깨빵위에순쇠고기패티두장특별한소스양상추치즈피클양파까지
-
성균관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성대25][성균관대학교 근처 카공하기 좋은 카페]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성균관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성균관대학생,...
-
인문논술재수 0
강남대 경영학과 입학예정입니다. 반수나 재수를 할경우 실패시 편입이 어려울것 같아...
-
나보다 선배형누나들 대학입학하기전에 이거하면 좋다 이런거있음?
-
이런패션이면 호임 불호임?
-
약간 동체시력 없어도 되는
-
흐흐흐흐
-
ㅇ
-
육군 추가모집으로 6월 마지막주에 입영하는거 잡으려고 하는데 그 시기에 입영하는거...
-
다 재릅해라 6
복귀하셈 인제
-
귀엽기만 한 게 아닌 시키모리 양이랍니다~~~~~~~~~~~❤️❤️❤️❤️❤️❤️❤️❤️❤️❤️❤️
-
생각안하고봣는데 갑자기 불안함
-
님들 몇살임 대체 16
나이가 다 가짜임
-
잡초들 사이에 활짝 핀 내 뷰티 플라워
-
프미나 이채영임 걍미쳣어
-
오르비를 할수록 14
눈이 높아지고 자존감은 떨이지뮤
-
얼버기 15
-
수능 국어 ㅇㅅㅇ 구속 후 어케될꺼같음? 25는 ㅇㅅㅇ구속 전이라서 ㅇㅅㅇ 없는...
-
기출분석 전자책 1
여기서 홍보 가능해요? 써보려고 하는데…
-
나도 공병문고 만들어볼까........
-
뉴런? 심특? 스블? 요 3개중에 있으려나요 스타일이 다 다르긴하지만
-
‘ lackadaisical ‘ 열의가 없는, 귀찮아 하는
-
25수능 끝나고 빅포텐 4규 이해원 문해전 시즌2 다 풀었고 지인선n제 풀다...
-
패로인 재밌나요 7
이거 볼까 생각중인데
-
The appeals court determined that Arya's...
-
나 학생때는 세상이 참 정이 많앗는데
-
옮창들 갓생사네 1
나는 이제 일어났는데
-
김범준 스블 1
2후 ~ 3초중 정도 되는 사람이면 공통 김범준 스블 듣는거 괜찮음? 아니면 너무...
-
작년에 김상훈T 들었는데 정석민T는 어떤 스타일로 가르치시는지 궁금합니다 둘이 어떤 차이가 있나요?
-
편입논술 1차만 붙고 최종은 fucked up 팔자지요 뭐~~ P.s. 덕코좀요 굽신굽신
-
답지있나여? 답지올려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잠와 2
졸려잉
-
다들 오전에는 갓생을사는거겟지
-
버기입니다 3
방가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낼수 있다는 것은 진짜 멋있는 것 같네요 ㅎㅎ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올라올 때 마다 잘 읽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빅데이터 존재이유인것같습니다
AI와 기술의 발달로 나중에는 ceteris paribus도 필요 없어진 경제학이 나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