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실시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언어영역B 시..문제 중 시 독해 매뉴얼로 살펴 본 <한계령을 위한 연가>
#이번 6/7일에 실시한 2012학년도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는 난이도가 조금
쉬운 A형과 조금 어려운 B형으로 구분해
A형에는
서정주의 <그 애가 물동이의 물을 한 방울도 안 엎지르고 걸어왓을 때>, 박목월의 <사투리>, 안도현의
<북방>이 제시되고 다섯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B형에는
서정주의 <추천사>, 신동엽의 <향아>,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가 제시되고 역시 다섯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시 독해 매뉴얼>의 두번째 매뉴얼인 "시어로 시어를 독해하라'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 보았다면 모든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대입 수능에는 시가 3편 가량 제시되고, 그와 관련된
문제가 5~6문제 출제됩니다.
제시된 시는 학생들이 익히 아는 시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 번도 읽어본적이 없을 시가 한편 이상 포함됩니다.
수험생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를 읽어 보고 시험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처음보는 시를 읽고 이해하여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김배균 쌤(서울 성남고등학교)이 만든 시어를 뜯어 모아
엮고, 시어로 시어를 독해하는
<시 독해 매뉴얼>이 수험생들의 시 독해 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출제된 시 가운데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를 <시 독해 매뉴얼>의 방법으로 풀이한 김배균 선생님의 원고를 게시합니다.
다른 시들은 이해가 어렵지 않아서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김배균 쌤이 만든 ‘시 독해 매뉴얼’로
2012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영역 B형에 출제된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를 독해해 보자.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
‘~만나고 싶다’,
‘~묶였으면’,
‘~흔들지는 않으리’, ‘~보이지 않으리’,
‘~몸둘 바를 모르리’는
화자의 정서,
즉 소망과 의지가 표현된 시구이다.
화자는
뜻밖의 폭설(=풍요)이 내린
한계령
= 아름다운
한계령
= 동화의
나라에
묶이는
‘고립’을
소망한다.
‘풍요는 ~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 시작하지만 ~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화자는 공포, 두려움 속에서도 고립을
원한다.
헬리콥터가 구해주려고
하여도
고립을 원한다.
‘헬리콥터’는
어떤 의미인가?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는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존재이다.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리는
헬리콥터'는
생명을 구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동물들
입장에서는
생명을
구하면서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것이다.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것은
동물 본연의 생명을, 존재를 훼손당하는
것이다.
즉, 헬리콥터는 생명을 훼손하는, 죽음으로
내모는 존재이다.
화자는 공포,
두려움 속에서도 왜 고립되려고 하는가?
제목인 ‘한계령을 위한 연가’,
‘못 잊을
사람하고’,
‘눈부신
고립’,
‘운명이
묶였으면’,
‘난생 처음 짧은
축복’
으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즉, 못 잊을, 사랑하는
사람과
운명이 묶이고
싶으므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따라서 눈부신 고립이고, 짧은
축복이다.
헬리콥터가 뿌려 주는
먹이로
동물들이 생명을 구하면서 생명이
훼손당하듯이
손을 흔들고, 옷자락을
보여서
헬리콥터에 구조되면 화자는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못 잊을 사람하고 운명이 묶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다.
화자가 원하는 운명이 빗나가는
것이다.
원치 않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화자는 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되는
것을
못 잊을 사람과 함께 하는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위 시어들을 뜯어 모아
엮어
한계령쯤에서
못 잊을
사람하고
뜻밖의 폭설을
만나
기꺼이 운명이
묶이면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라고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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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영역 B형 중,
위 시와 관계있는 문제를
살펴보자.
11번 문제의 답지
②
‘~만나고 싶다’,
‘~묶였으면’은 화자의 정서,
즉 소망이 표현된
시구이다.
뜻밖의 폭설이
내린
아름다운 한계령 = 동화의
나라는
화자가 못 잊을
사람과
운명이 묶이기를 바라는
공간이다.
따라서 이 시는 화자가 지향하는
세계,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4번 문제의 답지
④
한계령의 한계에, 뜻밖의
폭설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이기를
바라므로
절망감을 강조한다고 할 수
없다.
15번 문제의 답지
④
‘동화의
나라’는
뜻밖의 폭설이
내린
아름다운 한계령이므로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
김배균 쌤이 개발한 시 독해 매뉴얼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시 독해 매뉴얼>은
시험 문제를 풀이하고
시를 깊이 있게 감상하는 출발점이다.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어 본 뒤
시인이
시 곳곳에 배치해 놓은
정서와 행위, 시공간을 표현하는
시어나 시구들을
뜯어 모아 엮어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
즉, 시의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시를 읽고,
정서,
행위,
행위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누가, 무엇을(누구를), 어떻게, 왜(이유),
조건과
시공간(언제, 어디서)이 표현된 시어나
시구를
뜯어 모아 엮어
중심 내용을 파악하라.
한편,
독해가 잘 안되는 시어나 시구가 있으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없는가?
물론 아니다.
독해가 되는 시어나 시구로
독해가 어려운 시어나 시구를 독해하여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다.
한 편의 시 속에서
시어들은
서로 충돌하거나
모순되는 의미를 품고 있지 않다.
시어들은
같은 맥락의 의미를 품고 있다.
따라서
시어로 시어를 독해할 수 있다.
==========
(김배균 쌤이 쓴 <시 독해 매뉴얼> 구입처 :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YES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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