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에게 바치는 글 - 3 -
학부생 대상으로 쓰는 뻘글이 아니라 고3/N수생들에게 쓰는 뻘글이고, 또한 슬슬 원서질 시즌이니 훌리라는 소리도 듣게 되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고3 때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은 공유해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논란이 되어왔던 주제를 가지고 한 번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소위 '윗급간 대학' 인문계열 vs '아랫급간 대학' 상경계열, 어디를 가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스스로 택하는 거고, 그 선택에 대한 정당화는 선택을 내린 사람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정당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 중 개씹닥전이나 개씹닥후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본인이 내린 선택의 결과는 분명 몇 년 후에는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오지게 노력해야겠죠.
일단 저는 전자를 선택하긴 했지만, 후자를 선택하는게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늘 합니다. 일단 이번 글에서는 전자를 선택한 것에 대한 장단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1. 윗급간 인문계열의 장점
1) 그냥 뽕이 좀 더 차오른다
학교 네임밸류를 선택했으니까요. 간판은 확실히 더 좋아지죠.
2) 더 똘똘한 학생들을 만날 확률이 더 커진다.
물론 대입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한 번 정도 입시라는 이름의 망으로 학생들에게 등급을 부여하면서, 상대적으로 학업성취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같은 대학으로 묶이게 됩니다. 만약에 윗급간의 비상경계열을 선택한다면, 같은 대학의 다른 상경계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아 이런 똘똘한 친구들도 있었구나 하면서 좀 감탄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인생에서 서울대 떨어진 것 말고는 도무지 실수나 실패라곤 없을 법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친구들이 평소 공부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 생활 습관, 생각하는 방식 등등을 보면서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죠. 이런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제가 관심이 소홀했던 분야들에 대한 insight도 나름대로 얻었고, 제 진로 설정에도 꽤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설떨X 설떨X 신나는 노래 이러면서 친구들을 놀렸지만, 결국 현재 모습을 바라보면 결과적으로 다들 잘 됐거든요.
2. 윗급간 인문계열의 단점
1) 멘탈이 피폐해진다
아마 각 학교별로 에타 등의 커뮤니티가 있을 것이고, 또한 익명 게시판들도 있을 것입니다. 상경계를 선택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무수한 비난과 조롱을 듣게 된다면 새내기 시절에는 정말 울컥할 것입니다. 또한 보통 윗급간 비상경계열을 지원한 친구들의 경우, 보다 안전한 선택을 했다가 점수가 남아버린 채 합격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저런 조롱을 듣게 되면 자격지심도 꽤나 많이 생기게 됩니다.
??: 아, 내가 이 과에 있을 사람도 아닌데. 아 ㅅㅂ 나도 경영대 쓰면 붙을 수 있었는데
??: 쫄보쉑 꼬우면 지르던가~~
삘받아서 반수를 한 다음 성공을 하면 좋지만, 인생살이가 꼭 그렇게 쉽게 풀리지도 않습니다. 반수를 망친 채 도망치듯 군대로 가는 본인의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취업시장에서 분명 비선호된다
문과 취업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도 입시는 어찌됐든 해마다 정해진 사람들이 입학하게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데, 사기업의 채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가 나쁘면 채용을 줄입니다. 또한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휙휙 파리목숨이 되어가는 본인을 볼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여러분들이 아시는 S전자의 경우 CE/IM(CE는 가전쪽, IM은 무선쪽이라 보시면 될듯합니다.)에서 비상경 출신 학생들이 원서를 넣을 법한 해외영업, 국내영업, 마케팅의 경우는 다 합쳐봐야 아마 20명 안쪽으로 채용을 할 것입니다. 그 커다한 S전자라는 그룹에서, 겨우 문과는 한 줌 정도 뽑는 것이죠.
상경계열 학과를 이중전공/복수전공을 하면 상경학사가 나와서 재무나 회계 쪽으로도 취업을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이것도 어쨌든 본전공에서 꽤나 좋은 학점을 따야하며 또한 본전공 뿐만 아닌 다른 전공에서도 좋은 학점을 따야하므로 마냥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중/복수전공을 잘 쳐주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 여성의 경우에는 취업시장에서 또 불이익을 받게 되고요. 개인적으로 이에 반대합니다만, 현실은 현실이니 언급해두겠습니다.
예전에는 대충 적당한 대학교 나오고 허우대 멀쩡하면 취직이 되었겠지만, 그런 시절은 진작에 다 가고 말았습니다.
한 때는 스펙 경쟁이다 하면서 토익 성적 따고, 학점 관리하고, 교환학생 갔다오고, 이런저런 자격증들을 따면 취업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해당 필드에서 발휘할 수 있는 본인의 역량과 insight를 요구합니다.
결국 경험이 필요한건데, 인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채용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선호되고, 부지런히 살아온 학부생들은 비선호되는 것이죠.
쓰다보니까 자꾸 산으로 가는데, 결국 요지는 이겁니다. 취업시장에서 비상경계는 선호될 수가 없습니다. 전공 언어를 아~~~주 잘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쓰다 보니까 후......... 너네는 비상경계 오지 마라........ 이런 꼰스러운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저는 최대한 드라이하게 취준생으로서 보고 느낀 것만을 전해드림을 알려드립니다. 고3 때는 이런 걸 몰랐지만, 만약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지금 제가 해왔던 선택들은 하지 않았을 것 같으니까요.
모쪼록 여러분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p.s 결국에는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대로 하면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개발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를(아니 그러니까 제발 검색 기능이랑 글 삭제 기능 좀 어케...
-
불문학은 나도 죽고 너도 죽는 판이지만 불독서는 나만 죽는 판임...
-
올해 풀었던 실모중에 제일 괜찮았던 TOP3 추천점여 Ex) 이감 6-1...
-
고1 3 6 9 고2 3 6 9 11 고3 3 5 6 7 9 10 순서대로...
-
근데 팩트는 불국어 풀면서 생사를 넘나든 사람들보다 8
토끼랑 맞짱까서 살아남은 황만근이 더 대단하다는거임.. ♧♧♧♠황만근과 거대한...
-
잘자용
-
갓반고였는데 최상위권들 싹다 국어 박살나서 재수하러감. 수시 의대 붙은 두 명이...
-
수능날 비왔을때 3
수능 끝나고 핸드폰 받아서 나왔는데 밖은 어두침침하니 흐리고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
ㅈㄴ 대단한거 아님? 물론 수영탐 때문에 많이 까였지만
-
내 유일한 자랑 6
23 수능 국어 게딱지 3점짜리 맞춘 것
-
작년국어 잘보신분들 있나요?!
-
수능끝나고 입시동안 살 존나 쪄서 살뺄때 위고비라고 이번에 우리나라 들어온 다이어트...
-
여드레 입갤 0
그러합니다
-
표점이나 잘 맞춰봐라 23 화작 24 확통 탐구 표점도 이번에는 잘 해봐 좀
-
미치겠음 걍
-
하긴 수능이 8일 남았는데....
-
대성 신규 한국사쌤 2분 오셨는데 권용기쌤 나가시려나
-
81
-
23: 와 시발 문학 20분컷ㅋㅋㅋㅋ이러면서 화장실 시끌시끌 24: 정적
-
ㄹㅇ 30초컷 남?
-
국어가 어렵기를 바라다니 난 고1 때 멘탈에 완전 금간게 아직도 트라우마인데
-
시발점 뉴런 수분감 드릴 킬캠은 알겠는데 드릴 종류가 너무 많아서 순서대로...
-
시간이 참 밭습니다
-
과탐 전부 47이였었나 이때 사람들 다 쌍욕했던걸로기억하는데 사탐런의첫번째기회였다죠어쩌면..
-
할머니 욕하는글이랑 잊잊잊×300번 써서 올리는 글 이런거 있었음
-
일단 물국어 기원 14
대학좀 가자
-
그니까 수능포기 ㄴㄴ
-
평균적으로 1년에 표점 6점(백분위 7)정도 점수가 오름
-
시간 좀 줄여야할까요? 11덮기준 30분 약간 넘게쓰고 1틀이였습니다
-
십덕 같음? 7
그래도 이거보면 기분 좀 좋아짐
-
일단 선택과목은 평이해야함 작수처럼 나오면 안된다고
-
맨 앞자리에 국어 개씹불이면 마지막 2분 전에 여유롭게 팬 내리고 제출한 후 쉬는...
-
https://orbi.kr/00019169387...
-
결과적으로 님이 살아남아야 좋은 건데 매우 높은 확률로 님도 같이 불타올라서 재가...
-
공부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수능날에 국어와 영어는 어떤 지문으로 수험생들을 감동시킬...
-
국어 모고 언매 2
아무리 오래 걸려도 몇 분 안에는 끊어야 함? 20분은 돼야하나
-
보통 3~4 뜨고 잘찍으면 2뜨는데 김종웅쌤 3시간 한국사? 그거 해도 되나요
-
(맨 뒷자리라 사물함에 머리를 기대고 눈물을 글썽이며)개조졌네… 걍 포기각서쓰고...
-
25 국어 기원 2
독서 2211 문학 2411 언매 2506 언매 이번엔 쉽게 내조...
-
1컷표점도 작수가 젤 높고 작수가 1받기는 가장 어려운 시험임 22때는 독서 존나...
-
잘하시는분들은 널널하게 다 풀고 시간 남는건가요? 어떻게..
-
걍 점수고정형인간에서 좌우점수움직임장치 조그만거 추가된수준이라 그러는거임 걍
-
제발 입시판 뜨고 싶다
-
이제는 오르비를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님 말고
-
잘가라. 그저 시대를 잘 타고났을 뿐인 범부여
-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진짜 너가 잘볼까? 너가 네 생각만큼 국어를 잘할까?
-
애니 주인공이 나보다 어리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문과학과 내에 고시 준비반이 따로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다는 대학교를 기준으로는 고시동에서 잘 수 있고 인강 정도 공동구매를 한다는 것 말고는 별 메리트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알음알음 합격자한테서 전수받는 비밀의 노트 이딴 건 없다고 들었습니다. 크게 거기서 뭘 해주진 않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