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7O1poCGJLl45 [721441] · MS 2016 · 쪽지

2021-07-14 22: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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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논쟁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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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입시판 뜬지 좀 된 사람이야.

과외 준비하려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오르비까지 흘러들어왔는데 문이과 논쟁하는 글이 많더라고. 

보다보니 안타까운 생각도 들고, 

또 아직 대학생 조무래기지만, 문이과 양쪽을 어느 정도 다 경험해봐서(어떤 전공인지, 어떤 과정인지는 얘기하면 내가 누구인지 추측할 수 있어서, 말은 안 하도록 할게!),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말해주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이렇게 글 쓰게 되었어! 

나는 문과 출신이라, 이 글은 주로 문과생들에 대한 팩폭 + 문과생들에 대한 조언이 대부분일 거 같아.

남는 시간에 뚝딱뚝딱 쓰는 거라, 두서가 없을 순 있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


1. 그냥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


 대학 와보면 알겠지만, 왜 그렇게 입시 때는 문이과 가지고 박터지게 싸웠나 싶어. 

 문과로 학교 들어와서 이과 과목 복전하는 사람이, 이과 학문에서 엄청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도 꽤 많이 봤고

 이과로 들어왔는데 문과 복전해서, 교수님이 공개적으로 칭찬할 만큼 훌륭한 결과물을 내는 사람도 봤어.

 내 주변을 예로 들자면, 컴퓨터 공학 복전해서 꽤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고, 또 문과생 중에서 이과생들이 듣는 필수교양 듣고 그 안에서 상위권 차지하는 사람도 많아.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문과 이과 나누는 게 의미가 없어보이더라고. 

 그냥 대학 와서 열심히 하고, 또 그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잘하는 거 같아. 

 굳이 문이과 나눠서 싸울 시간에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게 뭐고, 그걸 하려면 어떤 걸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게 더 값질 거 같아.

 

2, 근데 잘하는 사람이 이과에 많은 건 사실인듯


 이건 뭐 굳이 길게 쓸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이과 출신 혹은 이과 쪽에 지식이 많은 사람이 어느 분야든 성과를 내기 쉬운 조건인건 사실이야. 

 예를 들어서, 나의 경우에는, 예전에 관심 있는 랩(문과에도 특정 과에는 랩이 있어!)에 들어가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R이나 python 같은 프로그램에 능통한 사람들을 많이 뽑더라고. 

 내가 가고 싶었던 랩은, 어떤 해에는 그 해에 뽑은 사람의 80퍼센트 정도가 컴퓨터 공학이나 생물학 출신이더라고. 

 또 굳이 심리학 같이 이과에 인접한 학문 뿐만 아니라, 철학 같은 순수학문도 마찬가지인 거 같아.

 나는 철학 전공도 꽤나 들어봤는데, 철학 전공에서도 기호논리학 같은 수업 들어보면 어떤 해는 반 이상이 이과생이기도 해. 

 그리고 상위권의 상당수를 이과생들이 차지하는 해도 있어. 

 가끔 고등학생들이랑 대화해보면,문과를 간 사람들은 정확함과 엄밀함을 포기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되러라고. 

그냥 책 읽고 자기 느낌 쓰기가 문과 활동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꽤 되는 거 같아. 

사실은 그렇지 않고, 철학과 언어학 같은 학문들은 엄청난 수준의 정확함과 엄밀함이 필요하고, 아무래도 이런 식의 발상은, 이과생 친구들에게 좀 더 유리한 것도 사실인 거 같아.

 또 다른 분야들도, 깊이 해당 분야를 이해하려면, 수학적인 도구들이 꽤나 많이 필요한 게 많아.

그래서 잘하는 사람들이 이과에 많은 건 사실인 것 같아. 


3. 그래서 어쩌라고


 이제 긴 글의 결론이야. 

 결론은, 문이과 가지고 박터지게 싸우지 말고, 그 시간에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리고 대학에 와보니까, 수능 성적은 과외할 때 말고 크게 중요하지 않더라고. 

 사실 19살 이전의 공부로, 이후의 모든 인생이 결정되고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제 생각하면 우스운 생각이고 말이야.

 그러니까 문과가 낫니 이과가 낫니 싸우면서 네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또 길고 긴 인생 중, 겨우 3년(그 이상일 수도 있지만)을 가지고 너의 가치가 모두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 문과생들에게


 그리고 문과생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대학에 가면, 미적분학이나 선형대수(단학기) 정도는 꼭 공부해보도록 하자. 

 왜냐면, 어떤 분과든 이제 두 가지는 거의 쓰이거든. 

 대학 수업은 이제 수능 류의 문제 풀이 스킬보다, 내용을 얼마나 깊게 이해했는가를 물어보니까 

 크게 걱정하지 말고 도전해보자!


 또 하나 더 말하자면, 문과생들이 이과생들보다 "수능 공부량"이 적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야. 

 근데 난 그 이유가, 문과 학문과 이과 학문의 차이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해.

 문과 학문으로 분류되는 학문들은, 의견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드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고, 

 논란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수능과 같은 시험에서는 최소한을 물어볼 수밖에 없거든.

 

 그러니까, 만약에 딱 수능만큼의 공부만 했다면, 

 너는 문과생으로서의 강점을 전혀 가지지 못한 게 되는 거지. 

 문과의 핵심이 글을 쓰고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과정인데, 

 그냥 수능 정도 수준의 시험을 암기하고 답을 내는 것에 그친다면, 

 이과생들과 비교했을 때, 네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아무것도 없어. 

 그리고 내가 봤을 때, 대부분의 문과 학부생들이 이런 애매한 지점에 몰려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제 대학에 와서 학부생이 되면 꼭 다른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과 이야기해보면서 그 시차를 느껴보고, 

 또 책을 많이 읽어보고, 

 네 견해를 글로 정리해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도록 해. 

 그리고 앞서 말했던 미적분학이나 선형대수는 데이터를 다룰 때 많이 쓰여서,

 나중에 네가 자신의 견해에 적절한 근거를 들어야 할 때 굉장히 귀중하게 쓰일 거야.


 너 스스로를 제한하지 말고, "잘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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