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갈끄얌 [482114] · MS 2013 · 쪽지

2014-01-04 16:50:38
조회수 2,958

이제 새내기인데 대학 가는 게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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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해서 올해 새내기가 될 예비 대학생입니다.
그런데 제목 그대로 대학 가는 게 너무 두렵고 무서워요.

대학 가면 그 동안 살던 것과는 생활이 아예 바뀌게 되잖아요.
여태껏 초중고, 재수학원까지 정해진 틀에 맞춰 생활하고 어른들 말씀 듣고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공부만 하면 됐는데 이제부터는 모든 생활을 저 혼자 스스로 해 나갈 생각을 하니 너무 두렵네요.
한 마디로 구속 없는 자유 속에서 제가 알아서 현명한 길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물론 대학을 가더라도 그 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 하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누군가 정해주지 않고 모든 걸 제 스스로 결정해서 살아가려니 걱정이 앞서네요.
아직 가족 품에서만 자라 세상 물정도 모르고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중고등학교 다닐 때, 그리고 재수학원을 다니며 수능공부에 지쳐 있을 때에는 그렇게 대학이 가고 싶었는데, 자유를 얻고 싶었는데, 막상 진짜 대학생이 되고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누리게 될 생각을 하니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누구보다 목소리도 크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성격인데, 낯가림이 정말 너무 너무 심한지라, 낯선 사람들과 친해지는 기간이 너무 깁니다. 적어도 5~6개월? 그리고 안 친한 사람들과 친해지기 전까지는 거의 말을 아예 안 하는 타입이라 학교 다닐 때에도 저는 학기 초에 존재감도 없다가 2학기가 될 때쯤에서야 친구들과 친해져서 말도 많아지고 그랬어요.
대학 가서도 분명 저는 초반에 동기들과 별로 친해지지도 못할텐데, 그 어색하고 불편한 기간을 참아 낼 용기도, 자신도 없습니다.

그동안 했던 공부와는 차원이 다른 대학 공부를 접하게 될 것도 두렵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자인데, 멋에 관심이 없어(정확하게 말하면 공부하느라 멋 차리는 것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어요.) 화장하는 법, 예쁘게 옷 입는 법 이런 것도 잘 몰라요. 오죽하면 엄마가 저보고 이제 옷도 예쁜 것 좀 사 입고 화장품도 사라고 하시는데 뭐가 예쁜 건 줄 알아야 사든 말든 하죠..... 대학가서 예쁘게 하고 다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기 관리일텐데 그런 것도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배워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요약하자면, 그동안 겪어 보지 못했던 내 앞에 놓인 사회 생활이 설렌다기보다 두려움이 앞선다는 느낌일까요.
어쩌면 구속에 익숙해진 제가, 이제 그 구속에서 풀려나니 오히려 더 어색해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다른 예비 대학생들 보면 요새 대학 가서 무슨 동아리 하고, 뭐 하고 하면서 계획 세우고, 옷 사고 하는데 저는 매일 이런 고민만 하고 있네요.

이제 수능과 입시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더 큰 세상 앞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 세상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제가 한심하기도 합니다.

머릿 속에 있는 이 생각 저 생각 마구 꺼내느라 두서 없이 썼네요...
대학생 선배님들, 이 시기에 이런 고민을 하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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