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장 먼저 공부해야할 국어 개념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칼럼으로 찾아왔습니다.
최근 활동을 꽤 안해서 ㅎㅎ 소개부터 짧게 하겠습니다.
- 만점의 생각 비문학편 저자, 피램 문학 시리즈 공동 저자
- 19 수능 국어 97점 (당시 1등급컷 84점)
- 연세대학교 철학과, 국어국문학과
이제 고3 현역 분들의 경우 겨울 방학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일 테고,
N수의 경우 슬슬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원래는 수능 전까지 해야 할 모든 공부를 글 하나로 정리해보려 했는데,
개념에 대한 얘기가 꽤 길어지기도 했고, 중요한 내용이라서 하나의 글로 따로 보여드립니다.
노베이스분들을 위한 글을 쓰는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국어 공부를 아예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겨냥한 글이기는 하나
대부분의 2~3등급 분들도 도움을 얻어갈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수능 국어에 필요한 '기초 개념들'을 가르쳐 주는 글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만 가르쳐 드리는 글입니다.
그러나 이 글만 제대로 읽어도 노베이스 분들은 공부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 수능 국어에 필요한 '기초 개념'은 무엇인가?
어떤 공부든, 그 공부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개념을 숙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수학이나 탐구와는 달리, 국어는 필요한 '개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힘들죠.
제가 생각하는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슨 공부를 하려고 하든, 이 개념들이 없으면 공부 자체가 어려울 겁니다.
비문학
- 고등학생 수준의 권장되는 어휘력
- 문장을 읽고 최소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독해력
문학
- 문학 용어 (은유, 활유, 반어, 역설 등등...)
- 고전시가 어휘 + 고전시가 독해 능력
- 현대시 독해 능력
- 소설을 읽고 최소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독해력
이 중에 본인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의 개념들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수능 국어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2. 그래서, 개념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그러면 이제, 위에서 언급한 '개념들' 각각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1. 비문학 - 고등학생 수준의 권장되는 어휘력
작년 수능 비문학 첫 문단을 봅시다.
자, 제가 말하는 '어휘력'은 '변증법', '헤겔' 같은 것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논증', '수행', '거명', '대등', '위상', '범주', '병렬', '대립', '범주', '조화', '수렴'
이런 단어들의 의미를 모른다면 제대로 된 독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단어를 모르면, 수능 국어를 못 풀 뿐 아니라
나중에 성인이 되어 뉴스를 보거나, 신문을 읽거나, 책을 읽는 데에도 큰 지장이 있을 겁니다.
어휘력을 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글을 많이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에서 그 정확한 의미를 찾고, 노트에 정리하는 것입니다.
영어 단어 외우듯이 하면 됩니다.
수능 국어 문제를 풀다가도 모르거나, 헷갈리는 단어가 나오면 이런 방식으로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몇 달만 해도 어휘력이 크게 늘 것입니다.
그런데 본인 어휘력이 매우 낮아서 즉각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면,
이해황 선생님의 '결국은 어휘력'이라는 도서를 추천드립니다.
수능 국어용 어휘 책이 시중에 몇 권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황 선생님하고 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저와는 관계 없는 책입니다 ㅎㅎ)
2. 비문학 - 문장을 읽고 최소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독해력
사실 이건 개념라기보단 '기초 체력'과 같은 느낌입니다.
글을 많이 읽다보면 저절로 채워지는 능력이긴 하지만,
독해력이 진짜 아예 부족한 경우(6등급 이하)에는 문장 강의나, 노베이스를 위한 인강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이런 학생을 과외할 때는, 수능 지문을 한 문장 읽고, 읽게 시키고, 모르는 단어 체크하고, 한 줄 한 줄 뜻 설명하게 시키고, 틀리면 얼추 맞출 때까지 다시 하라고 하고, 그 다음에 제가 뜻을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수업했습니다(한 지문 수업에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숙제도 매우 많이 줬고요. 기초 독해력이 아예 모자란 친구들은 이런 식으로 머리가 깨질 때까지, 눈물날 때까지 독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3. 문학 - 문학 용어 (은유, 활유, 반어, 역설 등등...)
이걸 모르면 선지의 단어를 몰라서 틀리게 됩니다.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다 배우는 내용들이지만, 막상 수험생들 중에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건 사실 다른 개념들에 비해서 공부하기가 제일 쉬운데, 요즘 좋은 강의도 교재도 많기 때문입니다.
교재는 제가 쓴 '피램 문학 발단편(https://atom.ac/books/9310)'을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책 사서 볼 여건이 안 되시면 제가 정리한 자료(https://orbi.kr/00032190440)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무료로 올려 둔 자료지만, 저것만 봐도 충분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공부에 너무 많은 품을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문학 개념어 공부만 주구장창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진짜 필요한 개념만 컴팩트하게 가져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문학 개념어 관련해서는 나중에 또 글로 써볼게요.
4. 문학 - 고전시가 어휘 + 고전시가 독해 능력
제가 고3때 가장 하기 싫었던 공부인 것 같습니다.
고전시가는 수능에 반드시 한 지문이 출제되며,
어휘나 독해법을 모르면 아예 읽을 수조차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공부법은, '관동별곡' 전문을 맨땅에 박치기하듯이 읽는 겁니다.
'관동별곡'은 수능에 여러 번 출제되었고, 앞으로도 출제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면서
다른 고전시가에 나오는 단어들도 거의 다 들어 있어서,
관동별곡을 제대로 공부하고, 거기 나오는 단어들을 정리해두면 다른 고전시가들도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빼곡한 단어장을 먼저 외우라고 시키시는데... 그 공부법의 단점은 일단 재미가 없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외우면 막상 작품을 읽으면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고전시가는 일단 작품으로 접하고, 단어를 병행하여 외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시가를 가르치는 좋은 강의나 교재도 많지만,
독학서로는 제가 쓴 '피램 고전시가(https://atom.ac/books/8642)'를 추천합니다. ㅎㅎ
얇으면서도 필요한 내용만 정리되어 있어, 진짜 좋은 책이라고 자부합니다.
저 책 한 권만 끝내도 고전시가 읽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예요.
5. 문학 - 현대시 독해 능력
현대시라는게, 결국 100%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 '느낌'이라도 파악해야 합니다.
시가 어떤 분위기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면 문제를 풀 수가 없죠.
(현대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는 칼럼으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https://orbi.kr/00041234556 )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시의 '느낌' 정도는 파악할 수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런 능력이 없어서 현대시를 접근조차 하지 못합니다.
학교 수업, 인강 등으로도 이런 능력을 만들 수가 있고,
피램 문학 전개편(https://atom.ac/books/9410), 발단편(https://atom.ac/books/9310) 모두에서 주의깊게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6. 문학 - 소설을 읽고 최소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독해력
사실 2번의 비문학 독해 능력과 일맥상통합니다. 이런 능력이 모자라다면 일단 많이 읽어야 합니다.
3. 맺음
대부분의 공부는
주요 개념 숙지 -> 적용 -> 이해
이 순서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러나 수능 국어 공부는 그렇지 않죠.
현실적으로 주요 개념을 먼저 완벽하게 숙지한 다음에 공부를 하기도 어렵고,
결국 공부하고 적용하는 단계에서 끊임없이 개념들도 보완해나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문학 개념이라든가, 고전시가 어휘 정도는 먼저 공부하는 것이 맞겠죠.
사실 위의 개념들이 사실 학교 내신 열심히 하면 저절로 공부되는 것들인데,
혹시 그러지 못했더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거 다 별 거 아니고 금방 채울 수 있어요.
글 내용 관련해서 질문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오늘 달리는 댓글까지는 답변하겠습니다.
(쪽지는 잘 안 봅니다. 이미 100개 가까이 쌓여 있어서...)
앞으로 쓰려고 계획중인 글들
- EBS 활용법
- 비문학 컨텐츠 활용법
- 국어 배경지식에 대해서
- 모의고사 복습 방법
+ 책 홍보글들 (ㅎㅎ;)
좋아요와 팔로우해주시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글들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 XDK (+600)
-
500
-
100
-
40대 중반 남잔데 살짝 남자랑 여자한테 대하는 태도가 다름... 근데 그걸 또...
-
인생은 킹겐처럼 0
제일 중요한 순간에 한번 보여주자
-
지루하다..
-
여긴시티 3
여긴뉴욕시티
-
오르비 붙잡지 말고.
-
독서 0틀 문학 3틀
-
고2때 담임쌤: xx이는 놀지도 않고 훈련 열심히 해서 금메달도 따는데 공부를...
-
예아 기분 좋노 5
오답다하고 두번째 푸는거지만 쨌든 민철이 해강 들으러간다
-
やれやれ 4
못말리는 아가씨 따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やれやれ ) 따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
슬슬 걱정되네. 내가 06이어도 2살 많은 언니한테 벽 느낄 것 같음. 슬프다..
-
미적 28특 0
꼭 문제 풀때는 절대 안풀리다가 오답할 때 보면 갑자기 풀림
-
게슈탈트 붕괴 1
갑자기 맞춤법이 헷갈림 내가? 이걸? 헷갈려 한다고?
-
내일 국영 풀어야하는데... 할매턴우즈를 또 봐야하다니... 슬프다
-
딱 하나 썼는데
-
어느 모강사 -이미 기존에 어떤 유형으로 출제가 되어왔고, 그 기조가 쭉...
-
김승모 결산 4
올해 승리쌤이랑 국어 열심히달렸다…
-
빠른년생 메리트가 먼지 모르겟네 재수를 해서 성공을 하면 확실히 괜찮은데 일단...
-
겨울이 싫어ㅓㅓ 1
여름은 더 싫어ㅓㅓㅓㅓ
-
4합8은 어림도 없는 허수의 정석
-
히카 해설 좋아서 핀셋 4점모 다샀었는데
-
수능 5일 남기고 런치고 싶은 현역인데 얘기 좀 들어주세요 0
손에 아무것도 안 잡히고 진짜 그냥 런치고 싶은데 어캄? 나름 국어실력이 늘었다고...
-
올해는 죄다 공대로 수시 써서 못하고 재수하면 자연대도 생각해볼까.. 근데 거긴...
-
ㅅㅂ..
-
최저러여서 남은 4일 정법만 하려는데 최적쌤 약점공략특강 강의도 같이 듣는게...
-
게딱지 얘기 많이 나오길래 옛날 가방에 쳐박아둔 유물 꺼내봄 ㅋㅋㅋㅋ 역시나...
-
사실 고대씹안정성적이 아닌이상 고논 앵간하면 갈거같음 높은과는 아닌데 걍 작년꼬라지보면 그게 맞아
-
실모 점수 0
다른 사설들은ㅁ 점수 다 비슷한데 유독 종로만 사람점수가 아닌데 걍 무시해도 되겠죠
-
윤교과 지망하는 고2인데 세특에서 한국교육정책비판하고 미래교육정책의 모순점을...
-
빡통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
저도 고대 논술 봤었는데 역시 같은 세대
-
쿠팡에서 만원이라도 할인할줄 ㅠ
-
n에 n+1 대입했을 때 별표친 빨간색 식이 어케 나오는지 모르겠어요ㅠㅠ
-
공부 잘하고싶다 2
수능 1받아서 명문대가고싶다
-
흐흐흐 내꿈이야 ㅠㅠ
-
민사 재판에서도 재판 당사자가 위헌 법률 심판 제청 신청이랑 위헌 심사형 헌소심 청구 가능하죠?
-
나츠가 하지맛타 3
아이즈가 시타 키즈츠키 츠카레루 케도모 이인다 츠기노 코이노 유쿠에와 도코다
-
근데 이건 쉽지않을듯 4합5을 내가 어케맞춤ㅋㅋㅋㅋㅋㅋㅋ
-
실수 하나도 안하는거임? ㄹㅇ 미친거아닌가
-
개 시끄럽네 시벌
-
나는 존나 못푸는데 남들은 다 잘품
-
국어3목표고. . .
-
케인장난전화 4
오르비에 이거 달면 괜찮다고 누가 그래서
-
ㅇㅈ 0
뭐엿더랑
-
1. 국어쌤 "모티는 철학과가 잘 어울려~" 이 말 듣고 일주일 동안 쌤한테 인사...
-
음....맨날 저 개형이야
-
내가 대신 죽고 내 목숨이랑 건강 가져가주면 좋겠다...
-
만화 하나 다 보고 문학 푸니까 개잘풀리네
-
일단긍정적으로생각할수있어감사합니다 아직살아있어서감사합니다 오늘닭강정을마실수있어감사합니다 너무행복해요
-
27회 1번부터 이쁜눈나 나와서 설렛는데...
선생님 피램 문학만으로 충분할까요 너무 좋은데 다들 강의 들으니까 불안하네요
만생 너무조아요 진짜
수능 문학 기출은 피램 문학 전개편 1, 2권만 하시면 충분합니다 ㅎㅎ
신고로 인해 블라인드 처리된 글입니다.
로그인을 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질의 칼럼 써주시는 분에게 이런 댓글은 좀...
아픈사람임 무시ㄱㄱ
얘 댓글은 딱히 주의들여 읽지 말고 소고기무국 사진이나 올리면 됨
얘 안자르나? 이정도 분탕질이면 관리자가 벌점맥일때 되지않음?
문학개념어 파일을 보고싶은데 어떻게 다운받을수 있나요 파일보관함 가라고 하는데 아무것도 없네요ㅜ
PC 오르비로 접속하여 다운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출은 학기 시작하고부터 봐도 될까요? 인강없어도 충분하겠져ㅜㅜ
인강 없어도 괜찮은데,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알고 푸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어휘력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어휘는 기호일 뿐이고 머릿속에 표상으로 떠올라서 그 의미를 받아들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과’와 같이 구체적인 사물은 이미지로 처리하는 게 빠르고 또 문제가 없지만, 추상적인 개념은 이미지로 이해하는 방식과 정의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제 나름대로 분류를 해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에는 ‘위상’을 보고 ‘두 요소의 차이(파동의 위상같은 개념에서 경험적으로 알게된)’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걸 그대로 적용해서 읽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이용한 이해가 위상->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상태->이해 와 같이 정의를 이용한 이해가 발전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인지, 아니면 단지 이해를 더 모호하게 할 뿐인지..의견이 궁금합니다.
국어 기출분석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굳굳
피램 고전시가 너무 좋아요ㅠㅠ
우엉 제가 이게 부족했는데 지금까지 채워온게 이거였어요 이 글을 중3때 먼저 보았다라면 더 효율적으로 빨리 국어 기초를 닦았을텐데..
지우지말아주세요!!!! 감사하ㅑㅂ니다
1. 일단 비문학 지문을 시간쟈고 푼다음 한문장한문장 보면서 모르는 단어 체크하는건가요? 아니면 처음부터 시간 제한 두지 않고 분석하는건가요?
2.이감같은 사설 지문에도 적용이 되는거겠죠?
만생보고 이번수능 백분위99받았어요ㅎㅎ5회독 넘게한듯
오.. Ebs활용법 기대되네요.
어휘책 추천 고맙습니다. 여담이지만 좀 한가해지면 '결국은 어휘력'을 사이트로 만들어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각종시험의 기출예문이 뜨는 것을 계발해보려고 합니다. 아마 학생들보다는 가르치시는 분들이 더 많이 애용할 듯하지만, 혼자 쓰기에는 너무 아쉬워서요 ㅎㅎ
피램 고전시가 시중에 올해 책이 없는 것 같은데 전에 나온 책으로 하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