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e9 [369340] · MS 2011 · 쪽지

2014-05-29 02:12:53
조회수 4,035

아이들을 만난다는것.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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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기전 단지 편할것 같아 시작했던 학원 서브강사 일이 벌써 2달이 넘어가네요.

22살. 지금 저는 참 행복한것 같습니다.
재수해서 붙은 대학을 마다하고 삼수를 했느나 실패하고. 참 힘든 계절을 보냈었죠.
부모님에게 더이상 손벌리기 싫었고 공부하기에도 너무 지쳤기에..입대전까지 돈이나 벌자 하며 노가다 주유소 중식당 호텔뷔페 카페등.. 이곳저곳에서 일했습니다.
밤 12시 이후. 퇴근길만 걸어서 한시간. 집으로 오는길 천변 다리위에서 내 인생 되는게 하나도 없구나 싶어 뛰어내려 죽을까 ..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살면서 제일 많이 울었던것 같아요.

그러던 중.. 제가 사는 동네 초중고180명 정도 규모의 학원에서 서브강사 구인글을 보고 단지 편할것 같았기에 몸도 쉴겸 학원일만 하자고 마음먹었죠.

두달이 지난 지금. 오늘 아이들의 영어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던 그 동네 문화센터 에서요.
발표회 후. 조촐한 회식자리가 있었습니다
회식이 끝난 후
금전적인 여유가 생겼지만. 예전에 퇴근하던 그 길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걷고걷고 걷다보니 자살생각을 하던 그 다리 위에 서있더라구요.
그때 문득 든 생각. 지금 이 다리가 무너져 죽더라도 난 참 행복할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수업 관련 프린트물 또한 최선을 다해 만들고. 선생님들께 인정도 받으며. 내가 번 돈으로 부모님께 작은 선물도 드렸고. 매일 아침 열심히 운동하고 오늘은 회식자리에서 고기도 먹었으니까.
요즘 참 치열하게 살고있으니까.


같은시간 같은 장소였지만.. 수능 직후 열등감과 패배의식에 정신 못차리던 나는 참 많이 바꿨구나 싶더라구요.

살면서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땐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보세요.
어느순간 내 어깨를 누르던 짐이 사라지고..
어느길로 가야할지 보이실거예요.


Ps
뜬금없이 새벽감성 터지네요 ㅋㅋㅋ
아이들 바라보며 사는게 참 행복한것같아요.가끔 얘네가 초중학생인가 싶을때도 있지만 ..
굳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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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사서독 · 383625 · 14/05/29 10:12 · MS 2011

    수능이란 게, 대학 이름이라는 게 그게 목숨을 걸 만큼 대단한 것 같지만,

    막상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그 또한 별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죠.

    그 한 걸음이 참 떼기가 쉬우면서도 어려운 건데 잘 하셨네요.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그렇게 치열하게 살면 분명 길은 보일 겁니다. ㅎ

  • state9 · 369340 · 14/05/29 15:08 · MS 2011

    그러게요..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결국 스스로 느껴야..

  • Paulk · 506985 · 14/05/29 21:08 · MS 2014

    역시 인생이란것은 살아봐야 아는것 같아요 ㅎ

  • 1펀치3강냉이 · 434973 · 14/06/01 22:13 · MS 2012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니 축하드립니다 ㅎ
    같은 나이지만 전 아직 잘 모르겠군요
    치열하게 살고 있다기 보다는 끌려가듯 살고 있고요..후

  • 1펀치3강냉이 · 434973 · 14/06/01 22:13 · MS 2012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니 축하드립니다 ㅎ
    같은 나이지만 전 아직 잘 모르겠군요
    치열하게 살고 있다기 보다는 끌려가듯 살고 있고요..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