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푸름 [498626] · MS 2014 · 쪽지

2014-08-26 00:12:36
조회수 54,626

공군사관학교 2차시험 불합격 후기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susitest.orbi.kr/0004810083

안녕하세요.

오르비 눈팅만 하다가 글은 오늘 처음 쓰게 되네요.
하지만 오늘 체력검사도 아니고, 면접도 아닌, 신체검사에서 떨어져서 왔습니다.
(정확히는 조종을 지원했는데, 조종분야에 맞는 신체조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책으로는 합격선이라 정책으로 분야를 바꾸겠냐고 했을 때, 나는 조종하고 싶어서 온거니까 그냥 포기하겠다, 해서 시험을 포기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합니다.)

저번에 공군사관학교 1차시험을 붙었습니다. 원점수합 284였습니다.
당연히 가산점 받았고(받았다는 사실만 알고 몇점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서류까지 모두 끝내놓고 2차시험 기다리면서 운동하고 면접준비했습니다.

오늘이 공군사관학교 2차시험 첫날이었는데요, 첫날 본 팀이니 오늘 본 학생들을 1조라고 하겠습니다.
1조는 남문조 (남자 문과 조종)의 가산점 대상자와 일부 부득이하게 날짜를 변경한 남문조 학생이 응시하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울-청주 고속버스 첫차를 맞추기 힘들어서 사전숙소를 신청해 머물렀습니다.
(숙소는 진짜 1박 2일 시험 사이에 보는 숙소랑 동일하며, 침대와 샤워실 모두 깨끗+깔끔+반짝반짝합니다.)
그리고, 장교분께 듣던바에 의하면,매 조가 45명씩 분배되어있다고 하네요. 일단 오늘은 일단 9명 불출석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진행했는데요
신체검사에 대해서는 군사적인 비밀이 있을까봐 당연한 것과 조금 특이했던 것을 대략적으로만 설명드릴게요. (남문조 기준)
- 간단한 심리검사, 적성검사
- 건강문진표 (징병검사 받으셨던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 안과문진표
이렇게 작성합니다.

그러고 여러가지 기초검사를 합니다. (소변검사라던지... 순서는 달라질 수 있으며 재검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안과를 중요하게 봅니다. 조종 지원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검사의 1/3이 안과입니다. 안과 군의관이 조금 까다로운 편이라 잘 따르시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조금 특이했던 검사라면, 아래 속옷만 빼놓고 다 벗고 단체로 전신검사를 합니다. 상처나 흉터, 그리고 아까 문진표에서 작성햇던 것으로 상담을 합니다. 
또한 국부검사(...)도 하는데요... 이건 커튼 치고 여러가지 성병을 알아보기 위해서 눈으로 확인하거나 살짝 만지기도 합니다. (남성 기준입니다. 남성!! 이 모든 검사과정에는 남성 군의관밖에 들어올 수 없으며, 여성 군의관은 못들어오게 합니다.)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건강한 엘리트 장교를 뽑아야 하니 당연한거지요.

되게 간단해보이지만 점심식사까지 포함하면 거의 10시간씩 걸리는 검사입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고요.

그렇게 정상적으로 검사가 끝났다면, 여러 장교분들이 나오셔서 질문도 받아주시고(면점의 패턴, 합격한 학생들의 사례 이야기해주십니다. 저는 면담때문에 자세히 듣지 못했습니다.) 일부 재검이 필요한 사람은 따로 불러서 면담을 하고, 저 같은 경우도 면담을 받았는데, 저는 생각보다 너무 심해서, 그리고 여러가지 알지 못했던 병(간, 알레르기)이 있었던 것을 알려주시고는, 조종에서 정책으로 전환하겟냐고 물었습니다. 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렷다시피 저는 조종사 되려고 한거지 조종사 아니면 굳이 올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사실상 불합격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식 발표는 6시에 공개적으로 합니다. 부류는 크게 5가지인데요, 조종 합격 / 조종 재검 / PRK 재검 / 조종 불합격 정책 합격 / 정책 재검 이렇게 나뉩니다. 
만약 조종에서 정책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각서 하나를 쓰게 되고요 (요약하자면 나 조종에서 정책 가는거 동의하니 나중에 토 안달겠음 이런 내용), 저처럼 그냥 정책 안가고 불합격 인정 하면 관련된 내용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쓰고 바로 공군버스를 태워서 바로 청주터미널로 데려다줍니다. (검사 내내 친해진 친구하고 거의 인사도 못하고 떠났습니다.) 그렇게 방금 서울 도착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오늘의 경우 저를 포함해서 3명이 떠났습니다. 저는 뭐 여러가지 문제, 한 분은 디스크, 한 분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번호 30번이셨던 분 오르비 들어오시면 꼭 댓글 남겨주세요 ㅠ)

추가적으로, 오늘 조종합격(교정없이 그냥 조종 ok)은 6명, 정책 재검은 2명, 그리고 나머지 2개 부분은 서로 비슷한 숫자의 학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PRK 재검의 경우에는 PRK를 받을 수 있는지 다시 판단하기 위해서 공사를 재방문해야한다고 합니다.)

지금 글을 보시면 오타가 조금 많습니다. 아까 신체검사때 동공확장하는 안약을 넣어서 지금 글씨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24시간 이후 회복된다고 하니 일단 기다려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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