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아. [477261] · MS 2013 · 쪽지

2014-11-25 17: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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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하는게 나을까요 그냥 진학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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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채점하는 순간 재수하고 싶었어요. 자만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이 점수가 제가 받아야 할 점수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점수를 받으려고 공부한 게 아닌데, 왜 이렇게 됐나, 울기도 많이 울었죠.
근데 주위에서, 정말 친구고 부모님이고 선생님이고 선배들이고 다 재수를 반대하시네요. 계속 그런 얘기도 듣고, 저도 이제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재수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다보니 제 자신도 이게 모르겠어요. 사실 수능 못 본 것도 실수가 태반인데, 이게 1년 공부 더 한다고 메꿔질 건가, 어차피 나는 똑같은 실수 만날 할 앤데, 싶기도 하고요.
집안 경제사정도 별로 좋지가 않아요. 근데 학원같은 건 너무 비싸고, 독재 하려고 하니까 제가 패턴을 잘 지킬 수 있을지 의심도 되고 엄마도 힘드시고.. 엄마는 재수 반대하시기도 하고요. 어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니 신념이 있는 건 좋은데, 니 자존심 하나 살리자고 가족 힘든 거 나몰라라 하는거 아니냐고. 너는 니 1년만 버리는 게 아니라 주위사람 시간도 버리는 거라고요. 충격이었어요. 이게 정말 치기어린 자존심에서 기반한 충동에 지나지 않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재수를 안 하자니까 공부할 때는 가려고 생각지도 않은 대학을 가게된 게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실 미래에 하고 싶은 게 딱히 없는 애에요. 생각한 과는 사과대나 경제고요. 어문이나 생활대는 정말 못하겠어요. 적성에 안맞아서.. 인문도 그렇고. 그래서 과 말고 대학을 낮춰야 하는 상황인데, 그냥 가는 게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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