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너엘레나 [404231] · MS 2012 · 쪽지

2015-03-12 21:45:18
조회수 7,802

[래너엘레나] 최선을 다해봤다구요?

게시글 주소: https://susitest.orbi.kr/0005796668

안녕하세요!

래너엘레나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칼럼을 쓰기 전에 제 칼럼에 달린

댓글 보면서 딴짓(?)을 하다가


소중한 멘티 분들 중에 

한 분이 제가

2년? 3년?전에 

어느 사이트에서

멘토활동을 하면서


받은 질문에 답변을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글 중 하나였다고 '

(허허허..아빠웃음..ㅎㅎㅎㅎ)



하시면서 

댓글로 그것을

달아주셨더라구요.


그래서 읽어봤는데

아무생각없이 읽다가



격정적인 감정이 느껴지고

그때 당시 제 스타일이 

정말 노골적으로 드러나서

그 댓글 달아주신 고마우신 분은 

의도하지 않으셨겠지만(?)



moon_and_james-13 


지금의 저로서는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때 받았던 질문 자체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답변을 읽어보니


moon_and_james-27


제딴에 기분이 무척 상했던 것은

정말 명확히 알 수 있을 정도였네요.




실제로 과거를 돌아보면

대학교 합격하고 초창기에

멘토활동을 할때 제가 상담하거나

가끔 칼럼같은 것 쓸때는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진짜 강하고 정말 솔직하고,

거침없이 말했었거든요.



지금 보시면 정말 둥글 둥글하고

조금 재밌게 쓰려고 노력하고,

꼬박 꼬박 존댓말은 기본이고..

정말 사람 다됬다 싶을 정도입니다.

(이게 사실 옳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때의 제 스타일을 그리워하시는 분들도

정말 많이 계시더라구요..하하..



저는 그래도

최근 칼럼들처럼 계속 스무스하고 재밌고

유익하고 공손하게 쓰면서 갈 생각입니다.




그 당시에 제가 멘토활동을 하면서

가졌던 생각중에 하나가



' 정말 솔직하게 조언을 해주고 싶다 '


james_special-21 

(아..난 너무 솔직한 멘토..)



는 생각이 너무 너무 강했던 나머지

(지금도 솔직함은 똑같에요!)


그때 느꼈던 제 감정까지도

솔직하게 표현하려 했던 것 같네요.


제가 그때 그 답변 글을 다시 이렇게

칼럼화 시키는 이유는

(절대 소재가 고갈되서 그런건 아ㄴ..)



예전의 제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무척 신선하고 재밌었고


무엇보다도


오늘의 주제인




' 최선을 다해봤다구요? '




라고 저보고

되묻게 만드는 분들을 위해

가져온 글입니다.


자극 받으시길 바라면서

조금이나마 완곡하게

그래도 최대한 그대로


제 메세지를 담아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시작할게요.









WARNING!


* 주의 : 존댓말 사용이 없고 표현이 격합니다. *






-





화가 치밀어 오른다. 

니가 고작 1년 동안 너 나름대로 

그렇게 공부 하는 '척' 해보고 

안되겠다 생각하면서 


너의 그 썩은 동태눈알로 모니터를 주시하며

이런 쪽지를 내게 쓸 너를 떠올리니.


내가 너한테 희망고문을 했다고? 

네게 헛된 희망 불어넣지 말라고?


너같이 깨작 깨작 1년 조금 공부 해보고 

그 결과에 징징거리면서 


공부하는 척조차도

해보지도 않는 놈들 무수히 봤다.

 

그래서 이런 말 정말 진리다.

 


' 되는 놈들이 정말 된다.'



이건 유전자 레벨의 문제가 아니야.

언제나 태도의 문제일 뿐.



명심해둬라.

끈기가 강한 놈들이 

결국 마지막에 성공한다.



너가 지금 가진 생각 나도 해봤다. 

나도 몇년 안살았지만

그동안 살면서 좌절한 적 정말 많다.

단지 공부라는 거 하나 때문에. 


특히 고1, 고2 때는 정말 

니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나 스스로를 옥죄었다. 


밥먹고 자는 시간빼고 공부만했고, 쉴때 조차 공부했다. 

야자 12시에 끝나면 12시 40분까지 공부하고 


기숙사 들어가서 수학문제 못 풀던거 

몇 문제 고민하다 잠드는 생활이었다. 


1년 동안 2주에 한번씩만 쉬었다고? 

난 그딴 쉬는 시간 2년동안 가져본 적도 없었다.


방학 때조차 학교에 남아 공부했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학교가서 공부하다 

아침점호 나오고 하는 생활이었다. 


나보다 잘하는 놈들이 주변에 있었고, 

나는 언제나 그놈들을 짓밟고 올라서려고 

아주 발악을 했다.


주변에 맨날 야자때 드라마, 예능을 챙겨보는 놈들이 

나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아주 가볍게 모의고사 1, 2등

을 자기들끼리 독식할때 


내 안에 열등감이란 염증은 더욱 심해져갔고,

그 고통에 좌절했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었다.




결국은 나 스스로 남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되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내게 그 당시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심했던 나머지 

고3 때 풀어지고 나서 다시 공부를 시작할때

내 몸에 방어기제가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재수 때였고, 

3학년 때는 그렇지 못했기에

목표했던 것 만큼 성적이 안나왔지.

 

제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던 수학은 60점도 안되었어.

그래. 고3 때 슬럼프가 왔었어.

지금의 너랑 똑같은 생각 하면서


내가 마치 인생 다 살아본 것처럼,


고작 2년 그렇게 미쳐보고서

나의 최선을 다해본 것처럼,

 


마치 공부의 끝을 본 인간처럼 행세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억울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머릿속에는

적당히 하면 어느정도 가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나 스스로 만족하면서. 


' 나는 절대 나의 목표성적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은


내 몸에 암처럼 퍼져갔다.

마치 지금의 너처럼. 




그리고 재수 시도. 성공적. 

연세대 의대. 멘토링.

정말 간단하지? 


근데 니가 내 재수시절을 알아?

내 옆에 붙어 내 인생

그 생기없는 두 눈으로나마

한번이라도 지켜본적 있어?


한가지 충고하는데 

어떤 사람이 무엇인가 성취했다면


어떤 상황이라고 해도

그의 노력을 절대로 우습게 여기면 안된다.


내가 재수 했고, 수능 잘 봤고, 

연세대 의대를 갔고, 멘토가 됐고. 

정말 말은 쉽지.




열등감에 잡아 먹힌 고1, 고2

그리고 좌절과 방황의 고3.


그리고 진정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재수 시절.


그 길고도 짧았던

수험생활 4년 동안은

마치



내게 내려진 

형벌같았다.



피가 터지고 숨이 막혀

질식하는 고통 속에서


어두 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그 곳.

그 좁아터진 내 '몸뚱아리' 속에서


그 여린 시절 굳은 살 하나 없는

희고 말랑말랑한 두 손으로


나의 최선이라는 껍질과

내 열등감, 내 한계라는 

그 딱딱했던 껍데기들을


한 꺼풀, 두 꺼풀

작게나마 있는 손톱으로

긁어내고, 후벼파내어,


고통에 살갗이 벗겨지고

피딱지가 덕지 덕지 붙어 있는

그 작은 손톱으로


너덜너덜해진 그 껍데기들을

마침내 가차없이 갈기 갈기

찢어버리고 나서


나는 마침내 그 밖으로 나왔다.



그런 노력들을 같잖다는 듯

그저 비웃고, 짓밟아 버리고, 

무시하는 듯한 너의 그 쪽지.



그냥 나도 무시해버리고 지나치고 싶지만, 


정말 안쓰럽고 답답하고 불쌍해서. 아니.

나는 내 인생을 사랑하기 때문에.

너도 너의 인생을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에.


너는 나보다 일찍 스스로 변화하길.

내가 고3 시절의 방황을, 그 어둠을

결코 너는 겪어보지 말길 바라면서 

이렇게 답장을 쓴다. 



언젠가 깨닫겠지만 

 

인생에 모든 빛나는 일들. 

' 내일 죽는다.' 생각하고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도 


너의 바람과 비슷하게나마

이루어질까 말까한게 

진짜 현실이다. 



그리고 네가 진정 성공을 원한다면 

너의 마인드와 행동, 의지를 

그 전철을 밟아 성공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존재에 맞추어야 한다. 


그게 전부다.

목표 갖고 꿈을 갖고 

그런 것도 필요하지만.


 

 

너는 절대 공부에 패배하거나 

수능에 패배한게 아니다. 


단지 너를 아직도 가두고 있는,

하지만 너의 몸의 일부인 것 같아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그 보잘 것 없는 

껍데기한테 패배한거다.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한거라고..?


그렇게 원인을 

가당치도 않은 것에 돌리고 

스스로 합리화해라.


그렇게 너의 껍질은 더욱 더 

두꺼워지고 단단해질 뿐이다.



공부가 견디기 쉬운 거고, 

경쟁이 견디기 쉬운 것이라면 

누군들 성취를 못하겠어?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그럴만한 댓가를 받는다.


왜냐고?


남들이 다 탱자탱자 놀때, 

또 공부하기 싫다고, 

너처럼 스스로 머리 나쁘다고, 



' 난 최선을 다해보았다 '..



라며 

포기할 때 


결코 포기하지 않고 결국 

가장 강하다고 하는


' 자기 자신 '이라는 

엄청난 적을 상대로

 이겨버린 놈들이거든



당장 눈앞의 순간적인 쾌락과 

즐거움, 편안한 휴식에 

눈이 멀어서 


공부를 소홀히 하는 부류랑은 

질적으로 다른 놈들이지.

 


어떻게 들을지 모르겠는데, 

 

다른 멘토님들은 뭐라 위로하고 

조언하고 그러실지 몰라도


 난 네가 공부를 제대로 하든 안하든 관심없다. 

그냥 넌 될 놈이 아니라는 거겠지. 



근데 딱 하나만은 꼭 주의하길 바란다.

 


절대 다른 사람의 노력을 우습게 여기지 마라. 

그 태도 고치지 못하면 넌 앞으로 영원히

무언가를 성취하는 일 따윈 결코 없을거야.


행운을 빌어.






-







조금 까칠했나요?

다음엔 다시 공손한(?)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 3. 12


래너엘레나





미래를 신뢰하지 마라, 죽은 과거는 묻어버려라

그리고 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ㅡ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P.S 칼럼 쓰느라 수고했다고,
좋아요 하나 눌러주시면
칼럼 연재에 큰 도움이 됩니다 :)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융진 · 476881 · 15/03/12 21:46 · MS 2013

    안녕하세요 ㅎㅎ

  • 천상주 · 563642 · 15/03/12 21:56 · MS 2015

    크~더 올려줘요 더더더더더ㅓㅋㅋㅋㅋ잘보고 갑니다ㅎㅎ

  • 닥똥집 · 500233 · 15/03/12 22:10 · MS 2014

    까칠앨레나가 좋은데 ㅜ.ㅜ 항상 잘보고 갑니다

  • 샾심 · 553879 · 15/03/12 22:36 · MS 2015

    역대급이였습니다...

  • 이런고3이라니 · 488635 · 15/03/12 22:39 · MS 2014

    기숙사시면 일반고는 아니셨던것 같던데
    저도 자사고에 기숙사라서
    애들은 다 놀고 축구농구 애니 게임 다하면서도 모의1등급나오는거 보면서
    아 왜 난안되나 좌절감에 찌들어서 공부를 손에서 놔버렸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정말 그때 생각하면 바보같은 생각이였는데
    글자 하나라도 더보고 악착같이 따라붙으려했어야 하는데 정말 멘탈, 정신력이 중요한거 같고 그때가 기회였더라고요 점수를 바꿀수 있었던
    그래서 지금 재수때는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고 한단계 도약할겁니다 ㅎ

  • sulfate · 558920 · 15/03/13 06:34 · MS 2015

    공감.....

  • bg123 · 561841 · 15/03/12 22:57 · MS 2015

    후벼파네요 ㅋㅋ 감사합니다..

  • 한해대녀 · 516453 · 15/03/13 01:00 · MS 2014

    저는 까칠한버전이 좋습니다!ㅎ

  • 생본 · 202316 · 15/03/13 01:00 · MS 2007

    인생에 모든 빛나는 일들.

    ' 내일 죽는다.' 생각하고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도

    너의 바람과 비슷하게나마

    이루어질까 말까한게

    진짜 현실이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비단 수능 뿐만아니라 여기계신분들 대부분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실 진리입니다.


    삶이 그렇게 만만치가않아요.

    전쟁입니다 인생은..

  • Goat0652 · 563410 · 15/03/13 23:08 · MS 2015

    현실이란게 조금은 무섭네요...ㅎㅎ

  • Goat0652 · 563410 · 15/03/13 23:08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1만문제의법칙 · 532897 · 15/03/14 00:24 · MS 2014

    기침을 매분하는 기침을 하면서도 두눈의 쌍심지를 켜고 수학만 7to12하던 두달전까지의 저를 다시 불러일으키시는군요.. 고2때의 그 마인드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 SNUBIO16 · 496355 · 15/03/14 08:29

    전 이런 스타일의 글이 참 좋습니다...

  • 연의연의연 · 564693 · 15/03/15 02:12 · MS 2015

    좋아요..ㅠㅠ 좋은글감사합니다

  • 사과꼭지 · 492465 · 15/03/15 15:45 · MS 2014

    감사합니다

  • 정구연 · 542977 · 15/04/03 22:05 · MS 2014

    최선을 다해보았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것만으로 내가 더욱더 내가 스스로와 싸워야할이유다.

  • UUCM28th · 344962 · 15/04/05 11:00 · MS 2010

    최선을 다 했다는 말이 자기 입에서 나오나요...? 나름 수험생으로 성공했고 죽을둥 살둥 열심히 공부한것도 맞지만 스스로 돌아봐도 최선 이라고는 말 못합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쉽게 못하는 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