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Y한 독도바다 [1005719]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2-10-19 03:15:41
조회수 6,540

오늘의 역사 잡지식 63 : 여요전쟁이 고려에 미친 영향

게시글 주소: https://susitest.orbi.kr/00058866777

랜만오입니다

요새 그래도 자주 보이는 이유는 시험기간이기 때문일 듯

시험기간만 되면 공부에 집중 못하는 병에 걸린 나


오늘의 주제는 여요전쟁입니다

예전에 2차 여요전쟁과 교과서의 서술 방향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다시 여요전쟁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군요 물론 방향은 다르지만


여요전쟁은 단순히 '고려가 거란을 격파하였다'라는 대외적인 의미만 가지는 사건은 아닙니다.

특히 1차의 경우 고려 내부의 정치적 변동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겠슴미다


먼저 1차입니다

1차 침입은 고려 성종 말기에 있었던 사건인데요

성종 대 고려 정치를 설명하는 전통적인 해석은 '화풍파와 토풍파의 대립'입니다

화풍파는 중국 문물을 적극 수용할 것을 주장한 세력,

토풍파는 고려 고유의 요소를 살릴 것을 주장한 세력으로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이때, 성종이란 인물은 어떤 사람이었느냐, 당송 대의 제도를 전면적으로 고려에 도입한 인물입니다

선진 제도를 도입하였다는 면에서 명군이라 평가내릴 수 있을 것이고 그 때문에 교과서에서도 성종에 대한 서술에 힘을 주고 있으나, 화풍파와 토풍파의 대립의 면에서 바라본다면 성종은 화풍파에 힘을 실어준 인물이라 할 수 있겠죠

잠깐 빠지자면, 성종 대 시무 28조를 바쳤던 최승로도 일반적으로는 화풍파로 해석합니다


이처럼 화풍파에 약간 힘이 실린 상태에서 거란이 쳐들어오자,

화풍파는 거란에 항복하여 북부 영토 일부를 떼어주자고 주장했는데,

토풍파는 거란과의 항전 내지 거란과의 강화를 주장합니다

이쯤에서 눈치채신 분도 있으시겠지만, 서희는 일반적으로 토풍파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1차 여요전쟁의 결과는? 토풍파의 방법을 채택한 고려의 외교적 승리였죠

달리 말하면 토풍파의 정치적 승리이기도 합니다

마침 성종 말년의 일이었고, 1차 여요전쟁의 성과와 성종의 죽음이 맞물려 이후 정국은 토풍파의 손에 넘어갑니다


화풍파의 패배 요인은 외교적인 안목이 부족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요인도 있었습니다

화풍파의 주장에 힘입어 성종 대에 정비된 고려의 지방군이 1차 여요전쟁 초기에 박살나는 모습을 보입니다

화풍파의 정책과 외교노선이 싸그리 깨져버린 상황에서 화풍파가 선택받기란 힘들었겠죠


일부에서는 화풍파와 토풍파의 대립 구도에 지배층의 지역 구도를 도입하기도 하는데,

간단히 살펴보자면 화풍파는 구 신라 세력, 즉 경주 중심의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고

토풍파는 개경 부근에 자리잡은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단적으로 최승로는 6두품 출신 인물이며, 서희는 이천 출신으로 알려져 있죠

이 해석을 따른다면, 1차 여요전쟁의 영향으로 고려 정부에서 구 신라 세력이 소멸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를 계기로 고려가 고려만의 정치를 해 나갈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을 거구요


2차도 살펴보겠습니다

2차 여요전쟁의 원인은 '강조의 정변'이라는 사건이었습니다

'강조'라는 장군이 목종을 폐위하고 현종을 옹립한 사건이었죠

현종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고, 그 배경에는 강조가 있었습니다

현종이 현명한 군주임은 분명했으나, 공신인 강조가 있는 한 제 정치를 펼치기는 힘든 상황이었죠

그런데 2차 여요전쟁 때 강조가 책임을 지겠다며 거란과의 전장에 뛰어들었다가 사로잡혀 처형됩니다

현종 입장에서는? 자기를 조종할 세력이 없어져 버린 상황인 거죠 물론 2차 여요전쟁 때 고생 좀 했지만

그 덕분인지 현종은 자기 정치를 실현하며 고려의 기틀은 완성한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고려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건 덤이구요(성종 대 중국의 제도를 그대로 옮겨온 게 고려의 실정에 맞게 조정된 것도 현종 대의 일입니다)


[오늘의 역사 잡지식 1 : 서동요와 선화공주] https://orbi.kr/00037641895

[오늘의 역사 잡지식 2 : 축성의 달인 가토 기요마사] https://orbi.kr/00037667479

[오늘의 역사 잡지식 3 : 진평왕의 원대한 꿈] https://orbi.kr/0003796403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 : 앙리 4세의 유언] https://orbi.kr/000379961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5 : 신항로 개척과 임진왜란] https://orbi.kr/000381745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6 : 일기토] https://orbi.kr/00038313181

[오늘의 역사 잡지식 7 : 라스카사스 - 반식민운동과 노예 장려] https://orbi.kr/00038777847

[오늘의 역사 잡지식 8 : 동방의 예루살렘, 한국의 모스크바] https://orbi.kr/00039353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9 : 마라톤 전투의 뒷이야기] https://orbi.kr/0003944658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0 : 투트모세 4세의 스핑크스 발굴] https://orbi.kr/0003954738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1 : 천관우-한국사학계의 먼치킨] https://orbi.kr/0003956282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2 : 연천 전곡리 유적] https://orbi.kr/000397167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13 : 고대 문자의 보존] https://orbi.kr/00039737161

[오늘의 역사 잡지식 14 : 쿠릴타이=만장일치?] https://orbi.kr/00039810673

[오늘의 역사 잡지식 15 : 러시아의 대머리 징크스] https://orbi.kr/00039858565

[오늘의 역사 잡지식 16 : 데카르트를 죽음으로 이끈 여왕] https://orbi.kr/00039928669

[오늘의 역사 잡지식 17 : 권력욕의 화신 위안스카이] https://orbi.kr/000400432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8 : 간단한 기년법 정리] https://orbi.kr/00040188677

[오늘의 역사 잡지식 19 : 4대 문명이라는 허상?] https://orbi.kr/000402095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0 : 토머스 제퍼슨의 토루 발굴] https://orbi.kr/000403104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21 : 그들이 생각한 흑사병의 원인] https://orbi.kr/0004033277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2 : 홍무제랑 이성계 사돈 될 뻔한 썰] https://orbi.kr/000404106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23 : 영정법의 실효성] https://orbi.kr/0004047513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4 : 상상도 못한 이유로 종결된 병자호란] https://orbi.kr/00040477593

[오늘의 역사 잡지식 25 : 상나라의 청동 기술] https://orbi.kr/00040567409

[오늘의 역사 잡지식 26 : 삼년산성의 우주방어] https://orbi.kr/0004080084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7 : 익산이 백제의 수도?] https://orbi.kr/00040823486

[오늘의 역사 잡지식 28 : who is 소쌍] https://orbi.kr/00040830251

[오늘의 역사 잡지식 29 : 석촌동의 지명 유래] https://orbi.kr/0004084109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0 : 광개토왕비(1) 재발견] https://orbi.kr/000408747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1 : 광개토왕비(2) 신묘년조 발견] https://orbi.kr/0004094750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2 : 광개토왕비(3) 넣을까 말까 넣을까 말까 넣넣넣넣] https://orbi.kr/000409587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33 : 쌍팔년도] https://orbi.kr/000409595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4 : 광개토왕비(4) 여러분 이거 다 조작인 거 아시죠?] https://orbi.kr/000409704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35 : 광개토왕비(5)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 https://orbi.kr/00040997516

[오늘의 역사 잡지식 36 : 발해 왕사 미스터리] https://orbi.kr/000410054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7 : 도조 히데키의 마지막 작전] https://orbi.kr/00041049555

[오늘의 역사 잡지식 38 : 수상한 반란] https://orbi.kr/00041114108

[오늘의 역사 잡지식 39 : 숨겨진 전쟁, 2차 여요전쟁] https://orbi.kr/000411751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40 : 중국에서 발견된 단군신화?] https://orbi.kr/00041200103

[오늘의 역사 잡지식 41 : 홉스 왕립학회 짤린 썰] https://orbi.kr/00041234691

[오늘의 역사 잡지식 42 : 이사부의 성씨] https://orbi.kr/00041392205

[오늘의 역사 잡지식 43 : 대통령이 된 과학자] https://orbi.kr/00041412750

[오늘의 역사 잡지식 44 : 고구려의 국성은 해씨?] https://orbi.kr/00041584826

[오늘의 역사 잡지식 45 : 가톨릭 두쪽나다, 아니 세쪽?] https://orbi.kr/00041754585

[오늘의 역사 잡지식 46 : 이 성유물을 거짓이다!] https://orbi.kr/00041867048

[오늘의 역사 잡지식 47 : 슬픈 변경] https://orbi.kr/00041921792

[오늘의 역사 잡지식 48 : 사냥꾼인가 처리반인가] https://orbi.kr/00041987200

[오늘의 역사 잡지식 49 : 장수의 비결?] https://orbi.kr/00042601633

[오늘의 역사 잡지식 50 : 광해군의 중립 외교?] https://orbi.kr/00043677568

[오늘의 역사 잡지식 51 : 프리드리히의 비밀] https://orbi.kr/00054442499

[오늘의 역사 잡지식 52 : 원쑤가 된 북한과 중국] https://orbi.kr/0005499778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3 : 흔한 국왕의 드립력] https://orbi.kr/0005639407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4 : 한글 창제 이전의 한국어] ]https://orbi.kr/00056519702

[오늘의 역사 잡지식 55 : 제망매가부터 무량수까지] https://orbi.kr/00056714818

[오늘의 역사 잡지식 56 : 예송논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https://orbi.kr/00057017304

[오늘의 역사 잡지식 57 : 삼국유사의 저자는 일연?] https://orbi.kr/00057211530

[오늘의 역사 잡지식 58 : 백강 전투] https://orbi.kr/00057342942

[오늘의 역사 잡지식 59 : 영웅에서 배신자로, 흑치상지] https://orbi.kr/00057442517

[오늘의 역사 잡지식 60 : 경복궁 중건에 숨겨진 권력 투쟁] https://orbi.kr/00057641346

[오늘의 역사 잡지식 61 : 촉나라 멸망의 뒷사정] https://orbi.kr/00057708992

[오늘의 역사 잡지식 62 : 일본이 만주국을 세운 이유] https://orbi.kr/00058335713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