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158 [372453] · MS 2011 · 쪽지

2015-05-21 01:07:05
조회수 7,460

[유대종T] 요즘 논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 신동엽 향아 해설(수특 수록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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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보기 전에 개인적 견해 
: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감상에 젖어, 그래서 일기 형식으로 반말로 썼습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_ _)

#1. 아래 시의 주제와 같습니다.(옛날로 가자)

2004년도에 획기적인 책을 보았다.  '전라(영어로)' 교과서라고, 혁신적인 교과 설명책이었다. 학생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도 맘에 들었고,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나에게 물고기라는 희랍 단어는 정말 좋은 인상으로 다가왔었다.

#2. 그래도 이해의 측면에서 그럼에도.

 나는 중학교 때 보습 학원에 계신 좋은 국어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국어 강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학생을 대하는 진정성에 감동하여서. 그런데, 그 선생님께서 고1 때, 단과반을 가셔서 하시는 말씀이 '새끼 좀 치라'고 하셨다.'그것이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린 적이 있지만 지금에서야, 애들을 데리고 오라는 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강생이 적은 강사의 고통도, 그렇기에 노력해야 하는 강사의 고심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고심에도 난 아직 넉살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자존심인지 몰라도 새끼 치라는 얘기는 도저히 못하겠더라.

#3. 왜 기관은 강사를 장사치로 만드는가? 

  예전 다니던  보습 학원에서 30000만원 이벤트가 있었다. 어떤 아이가 다른 아이를 소개하면 양쪽에 30000원을 주는 것이었는데, 난 자존심이 상했다. 첫째, 내 강의가 고작 30000원짜리인가?  둘째, 돈이 없이는 나의 강의는 들을 만한 가치 있는 것이 아닌 것인가? 결국 그 이벤트는 언급하지 않았고, 누굴 데려오라는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으며,
그저 시험 문제를 예측했고, 언제나 최선을 다했고, 그 학원 근처의 찜질방에서 360일 중 100일을 살았으며, 새벽에 빠짐없이 강의를 한 끝에 3명으로 시작한 보습 단과는 그 해에 어느덧 입소문이 나게 되어 특정한 단 하나의 학교에 국어 재원생만 60명이  넘게 되었다. 선생이 개고생하니까 미안해서 데려오더라. 지금도 그 아이들은 제가 강의하는 지역이 어디든 찾아옵니다만.(2011년,  외곽 지역에서) 
  

#4. 본질로

   사교육도 교육의 범주이다. 교육의 본질은 가르침의 대상과 가르침의 내용, 그리고 가르치는 주체의 향연이다.  
가르치는 주체인 교육 기관은 학생을 자본 이상의 가치로 대해야 할 것이며, 링컨을 기르지는 못하더라도 링컨과 같은 사람이 선거에 나왔을 때 잘 뽑을 수 있는 통찰력 정도는 길러줘야한다고 본다. 한편 최대한 교육을 접근 가능한 합리적 가격에 제공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교육의 기회가 드물었던 학생들을 위해 6년 동안 300명 이상의 학생을 무료로 가르쳐서 대학을 보낸 필자는 스스로 매우 떳떳하다.
   가르치는 대상인 현대 사회의 학생은 교사를 존중해야 하며  강사가 강의 내용과 강의력이라는 본.질.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더 열심히 강의를 준비할 것이다.  학생들이 본질이 아닌 곁에 매몰된다면 계속 치킨과 문상을 팔 것이다. 창조 경제로. 사실 학생들에게 이런 것을 요구해야 하는 것도 미안한 일이다. 정보를 비대칭적으로 만들어 놓고 중립적이길 바라다니. 참으로 염치가 없는 글이다. 부끄럽다. 
  학생이 강사에게 진정성있는 강의 후기를 써 주면, 그것은 감사한 일이다.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내 강의의 무게, 가치를 인정해줘서 너무도 고맙다는 뜻이다. 질책이 있으면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것이고.
단, 이 모든 것들은 대가 없이 써 주기를 바랄 것이다. 내가 강사라면 말이다.
이미 나는 알찬 수업이라는 최선의 것을 준 것이므로.
서로에 대한 예의는, 
자본 주의 사회이더라도, 면대면은 아닐 지라도,
그래도 존재하는 남아있는 진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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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香)아


『향(香)아 너의 고운 얼굴
조석으로 우물가에 비최이던 오래지 않은 옛날로 가자


수수럭거리는 수수밭 사이 걸찍스런
웃음들 들려 나오며 호미와 바구니를 든 환한 얼굴 그림처럼 나타나던 석양(夕陽)……


구슬처럼 흘러가는 내ㅅ물가 맨발을
담그고 늘어앉아 빨래들을 두드리던 전설(傳說)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눈동자를 보아라 향(香)아
회올리는 무지개빛 허울의 눈부심에 넋 빼앗기지 말고


철따라 푸짐히 두레를 먹던
정자나무 마을로 돌아가자 미끈덩한 기생충의 생리와 허식에 인이 배기기 전으로 눈빛 아침처럼


빛나던 우리들의 고향(故鄕)
병들지 않은 젊음으로 찾아가자꾸나


향(香)아 허물어질까 두렵노라
얼굴 생김새 맞지 않는 발돋움의 흉낼랑 그만 내자


들국화(菊花)처럼 소박한 목숨을 가꾸기 위하여 맨발을
벗고 콩바심하던 차라리 그 미개지(未開地)에로 가자 달이 뜨는 명절밤 비단치마를 나부끼며 떼지어 춤추던 전설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내ㅅ물
구비치는 싱싱한 마음밭으로 돌아가자.』


 안녕하세요!,  유대종입니다.

오늘 함께 보실 작품은 신동엽 시인의
향아’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름 중 한 글자에 아를 붙여서
호명하곤 했지요.


예를 들어 이름이 김정순이면, 정아~ 이렇게
부른거죠.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의 연애 편지를 보다 알았어요.
(오글오글)



즉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향아’는 화자가
말을 건네는 대상, 청자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애칭이니, 애정이 있는 대상이겠지요. 즉
거리감이 감소하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네요!



그런데요, 제가 애들을 가르쳐보니까 무조건 잘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더라고요.


잘못하면 지적해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가지신 상태에서 이 시를 감상해 봅시다!




(1) 1연입니다.


「향(香)아 너의 고운 얼굴
조석으로 우물가에 비최이 오래지 않은 옛날가자」


향이는 누구인가요? 화자가 부르는 대상이면서 우물가에
자신의 얼굴을 아침 저녁으로 비취던 대상이지요.






얼굴에 자신이 있어서 그랬는지, 우물을 아침 저녁으로
기르는 성실함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네요.



포인트는 오늘은
어미입니다! 비취‘던’ -> ’은 과거 회상 선어말 어미입니다. 즉,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
이지요.



그리고 좋았던 그 시절은 아주 옛날이 아니라 ‘오래
되지 않은 옛날’입니다. 즉, 향아의 모습 혹은 행동이 변질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역으로 추론하면, 향아의 지금은 고운 얼굴이
아니거나, 우물가에 자신의 얼굴을 비취이지 못하는 상황인 듯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진짜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겠지요?



즉, 향아, 옛 고운
모습을 회복하자!
이것을
청유형 어조(~하자)를 통해 간곡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



(2) 2연입니다.


「수수럭거리는 수수밭 사이
걸찍스런 웃음들 들려 나오며 호미와 바구니를 든 환한 (향이의) 얼굴 그림처럼 나타나던 석양(夕陽)……」




그렇다면 1연의 오래지 않은 옛날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2연에 나오는 석양이라는 멋진 배경 아래 수수밭
사이에 환한 (그리고 고운) 얼굴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섹시한 초미니 스커트를 입은 것도 아니고,
호미와 바구니를 든 예쁜 전통의 향이를 상상하실 수 있으시지요?


(3)


「구슬처럼 흘러가는 냇물가
맨발을 담그고 늘어앉아
빨래들을 두드리던 전설(傳說)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자, 이제 3연입니다.


냇물이 구슬처럼 맑고 깨끗하게 흐르는데, 맨발을
담그고 빨래를 두드리던 모습이 보입니다.


맨발은 순수함의 상징이겠지요.
신동엽 시인은 이렇듯 외피가 없는 모습을 순수 본연으로 보았습니다.


신동엽의 다른 시의
일부를 잠깐 볼래요?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입니다! 저는 돼지 껍데기를 좋아하는데(미안..)


이 시인은 껍데기 엄청 싫어합니다.


이 시인에게 껍데기=본질을 가리는
외피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즉,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 놓은 아사달과 아사녀와 같이.
맨발을 담그는 여인의 모습은 전설과도 같은 아름다움
그 자체일 것입니다.


왜 하필 전설이라고 했을까요? 향이만이 그렇게
고운 얼굴과 호미와 바구니를 들었을까요? 우리의 전통의 여인들은 모두 그러하였을 겁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바로 그러하셨지요.


그렇다면, 향이는 반드시 특정 인물만이 아닌, 변질된 모든 향이들, 즉
수 많은 우리 민족의 사람들로 칭할 수
있겠습니다.


즉, 과거로 돌아가자!
라는 의미가 1연과
3연에서 반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네요. 반복은 참고로 주제를 형성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이 시의 주제는 우선 '순수했던 과거
지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향이란???? 뜻이 향함!!



(4)


자, 여러분, 1~3연은 주로
과거의 예쁜 모습들이 나오지만 현재가 어떤지에 대한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즉, 1~3연은 “과거로 가자,”
이것이라면, 4~5연은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 “왜냐하면 우리가 딛고 있는 이 지점이 4~5연과도 같다.”라는 설명입니다.


다음은 4연입니다.



눈동자를 보아라 향(香)아 회올리는 무지개빛 허울의 눈부심에 넋
빼앗기지 말고


철따라 푸짐히 두레를 먹던
정자나무 마을로 돌아가자 미끈덩한 기생충의 생리와 허식에 인이 배기기
전으로 눈빛 아침처럼 빛나던
우리들의 고향(故鄕) 병들지 않은 젊음으로 찾아가자꾸나」


옛날로 가자라는 청유형에서눈동자를 보아라!’ 라는 명령형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올리는', 즉 급격하게! 생겨나는 무지개빛
‘허울’에 얽매이지 말라는 이야기이며,


그렇기 위해서 (바람직한 눈동자!= 통찰력) 을
지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왜 무지개가 허울인가요? 무지개는 질량이 없잖아요.
만질 수도 없는 실질적이지 않은 허울 좋은 대상이라고 화자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껍데기와도 같은 시어겠지요.


즉, 현재 향아는 이런 허울 좋은 눈부심에 정신을
빼앗겨가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빛은 무지개의 눈부심이 아니라 내
눈에서 나는 것이겠지요.. 즉, 이 시에서 ‘눈빛’은 주체성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 그리고 그것은 병들지 않았던 옛날이겠고요, 지금은 병들어 가는군요.


즉, 현재 화자는 대상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생충들의 생리를 닮지 말라고 합니다.
기생충’이라는 단어를 봅시다.
주체성이 없는 존재이지요?


몰주체성을 의미합니다.
즉 이 시는
허식, 허울에 얽매여 주체성을 빼앗기지 말고, 통찰하는 주체적인 눈동자를
지녀라!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
연에는 두드러진답니다.

다시 가라>를 보겠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사월은 여러분들이 알고 있듯 4.19 혁명이 일어난
날입니다. 근데 그 사월에서도 알맹이와 쭉정이, 알맹이와 껍데기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신채호의 사상에 따르면 ‘아 속의 비아’라고나
할까요? (2015 수능 B형에 나왔습니다 ㅋㅋㅋㅋ)


우리는 이 시에서도 일체의 가식, 허식, 허위를
부정의 것으로 대적한
시인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습니다.


 



(5) 마지막
5연입니다.


「향(香)아 허물어질까 두렵노라
얼굴 생김새 맞지 않는 발돋움의 흉낼랑 그만 내자


들국화(菊花)처럼 소박한 목숨을 가꾸기 위하여 맨발을
벗고 콩바심하던 차라리 그 미개지(未開地)에로 가자 달이 뜨는 명절밤 비단치마를 나부끼며 떼지어 춤추던 전설같은 풍속으로 돌아가자
구비치는 싱싱한
마음밭으로
돌아가자.」



화자는 향아의 허물어짐을 두려워합니다. 그럼 아직
회복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허물어지고 있나요?


4연에서 허식의 인습을 벗어버려야
하듯, 5연에도 생김새에 맞지 않는 발돋움의 흉내
버려야 합니다
. 주의하세요.


발돋움은 긍정의 시어이지요.
발돋움의 의미는 뭔가 한 단계 성장하고 성숙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발돋움이 아닌 그것의 흉내는 4연의
허식, 기생충의 생리와 유사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체성 없는 흉내 따위 벗어서 소박하고
순수한 미개척지로 가서 옛날로 돌아간다면 그 옛날의 모습은 바로, 3연의 냇물이 구슬처럼 흐르는 수준을 넘어서서, 그 냇물들이 구비치는 역동적
싱싱함을 드러내면서도 순수한 그러한 ‘마음밭’이 아닐는지요.


※p.s


신동엽이 살던 당시 그가 인식한
근대화는 사실 문화적
제국주의의 허울이었습니다.


타자의 삶을 우리에게 강요하는


서구의 삶을 비서구에게 강요하는 그러한
허울입니다.


그래서 한반도의 마음밭이 유린되고 황폐화되어
가는


그 모습을 보며,


알몸과 맨발로 껍데기를 과감히 벗어버리고자
했던


시인의 투철한 시대 정신을 오늘 우리는 이 시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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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환이형 · 285572 · 15/05/21 09:37 · MS 2009

    요즘 사교육계가 넘 천민자본주의화 됐죠
    선생님 같으신 분들이 revolution. 하시길^

  • dj158 · 372453 · 15/05/21 10:19 · MS 2011

    헐 이러한 졸필을 읽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선생님!
    선생님같이 언제나 학생 입장에서 설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분들이 사교육계에
    계속 나오길 소망합니다^^

  • 제제젲제 · 569156 · 15/05/21 12:54

    잘 읽었습니다.

    요즘은 대성이든 스듀든 이투스든 메가든, 대부분의 인강사이트는 다 수강후기 이벤트를 하더라고요.
    한번 쓱 읽어보면 죄다 칭찬 일색이던데, 정말 듣기는 한건지, 들었어도 정말 도움이 돼서 쓴 건지 아니면 치킨이나 문상 때문에 거짓말하는건지 못 믿겠더라고요.
    알바썼다고하면 달려들어서 욕 퍼붓던 사람들이, 알바를 자처하는 꼴이죠;;

    ot나 맛보기강의만 보고 실망한 적이 많아서, 그나마 믿을만한 게 후기였는데, 이제 뭘 믿고 강의 듣나 싶어요. 한두 푼도 아니라 과감히 지를 수도 없는데...

    매번 글 올려주시고,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시는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 dj158 · 372453 · 15/05/21 18:46 · MS 2011

    저는 그저 열심히 할 뿐입니다.

    언제나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나중에는 인강 평가하는 객관적인 회사를 차리고 싶어요~
    협찬 안받고~ 역시 어렵겠죠? ^^;;

  • 엠마왓슨덕후 · 520643 · 15/06/02 16:52 · MS 2014

    잘 공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