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한번뿐인인생! [534775] · MS 2014 · 쪽지

2015-07-02 11:47:51
조회수 6,311

어제 도서관에서 첫사랑 누나를 본.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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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도서관에서 독재중이에요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았는데 제 왼쪽 옆 옆 자리에 앉은 여자가 낯이 익더라구요.

누군가 싶어서 떠올려보니까 중학교 2학년 말때 사귀었던 첫사랑 누나네요ㅋㅋㅋㅋ
누나도 재수한걸로 알고있는데
방학이라 내려온건지 아니면 삼반수하는건지..
말 걸어볼까 고민하다가. 자리 비운 사이에 초코우유를 하나 올려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초코우유를 8시 좀 넘어서 사왔는데.
아니 무슨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5시간동안 한 번을 안일어나요?
결국 초코우유는 가방 속에서 식다못해 따뜻해졌지요..

드디어 누나가 자리에서 일어났고 계획대로 초코우유를 누나자리에 올려놨습니다.
곧 누나가 돌아왔고 초코우유를 낚아채더니
지우개가루 털 듯 옆자리로 탁! 가차없이 치워버리네요.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누가 준 건지는 아마 알고있지 싶어요.
도서관에 사람이 얼마 없었고 옆에 앉은 빡빡이가 자꾸 힐끔힐끔 쳐다봤으니
그 말고는 더 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빡빡이가 저라는걸 모른다는거지요ㅋㅋ
몇 년 사이 외모가 많이 변해서 제 이름을 얘기 안하면 못알아볼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 얼굴도 못마주친 채 헤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떠올려보니 차라리 쪽지라도 하나 붙여둘걸..
도서관에서 나오기 전에 짧게나마 인사라도 할걸.. 후회가 크네요.

휴대폰 번호도, 다니는 대학교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일도 도서관에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취해 잠들었습니다

재수하는 놈이 참 욕심이 많죠?
차라리 이렇게 애매하게 흘러가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즐겁다는 말이 있지요.
괜히 아는척했다가 친해져서 마음 빼앗기고 바람 들어가서 올해 수능에 지장있으면 어쩔 뻔 했나! 하면서
합리화 시켜봅니다.

다음 날인 오늘. 그녀는 보이지 않습니다.

ㅠㅠ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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