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윤리] 싱어 관련 미출제 선지: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가?
싱어: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과 인간은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닌다. (O / X)
이런 선지가 나온다면 여러분은 이 선지를 O로 판단하실 건가요, X로 판단하실 건가요?
작년 6월 모의평가에 비슷한 선지가 출제된 바 있습니다.
ㄴ. B: 모든 동물에게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싱어 O)
그러나 이 경우에는 ‘동물’ 앞에 ‘모든’이라는 관형사가 붙어서, 싱어의 입장을 판단하기가 비교적 쉬웠습니다. 싱어는 쾌고 감수 능력을 갖지 않은 동물의 경우 도덕적 지위를 지니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싱어의 입장에서 ‘모든’ 동물이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묻고자 하는 바는 이러한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동물이 아니라,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로 범위를 한정한다면, 싱어의 입장에서 그러한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작년에 이 선지가 출제되고 나서, 제가 방금 여러분께 던진 이 질문에 대해 ‘틀린’ 답변이 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공유되었기 때문에, 오늘은 잘못된 개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인식을 교정하고자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아마 몇몇 강사들은 작년에 이 선지를 해설하면서 단지 선지의 정오 판단을 넘어 ‘모든’ 동물이 아니라,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로 범위를 한정한다면, 싱어의 입장에서 그러한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통 과거 평가원 시험에 대한 해설 강의는 모두에게 무료로 열려 있으니, 궁금하시면 자신이 따라가고 있는 강사님은 2023학년도 6월 모의평가(2022년 시행) 19번 문항을 해설하시면서 이에 대해 어떤 설명을 덧붙이셨는지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잘못된 설명을 주입받으며 공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오류를 내포한 설명은 당장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몰라도, 언젠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있습니다. 수능윤리를 공부하는 데는 여러 개념들을 어떤 일정한 정합적 틀로 묶어 내는 작업이 꼭 필요한데, 오류를 내포한 설명이 이러한 작업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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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O입니다. 싱어는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의 경우,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닌다고 봅니다.
아래의 설명을 꼭 꼼꼼이 읽어 보세요!
1. 2016학년도 6월 모의평가
여기서 ‘갑’은 싱어입니다. 싱어는 분명히 종(種)이 다름을 이유로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니, 인간과 인간이 아닌 동물 간의 저건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부정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 근거가 종(種)은 아니어야 한다는 말 아니야?’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학생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싱어가 제시하는 종 차별주의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이해를 결여한 반론입니다.
싱어는 자신의 저서 『실천윤리학』에서 종 차별이 인종 차별이과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종주의자racist는 자기네들과 다른 인종 간에 이익충돌이 있을 때, 자기 인종 사람들의 이익을 더 중요시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배한다. 노예제도를 지지하는 유럽계 인종주의자들은 전형적으로, 아프리카계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을 유럽계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과 같이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종족주의자speciest들도 자기네들과 다른 종족에 속하는 존재들 간에 이익충돌이 있을 때, 자기 종족의 구성원들의 이익을 보다 중요시한다. 인간종족주의자들은 돼지나 쥐의 고통을 인간의 고통과 같이 나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터 싱어, 『실천윤리학』 103p
싱어가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닌다고 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종에 관계 없이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동물은 모두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니게 됩니다.
2. 「SPECISM AND MORAL STATUS」(싱어의 논문)
싱어는 자신의 논문 「SPECISM AND MORAL STATUS」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Peter Singer, 「SPEICISM AND MORAL STATUS」 574p
(번역: 따라서 우리는 존 폴 2세의 성명에서 발견한 표준 윤리관, 즉 인지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이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지위가 가장 지능적인 비인간 동물의 도덕적 지위보다 우월하다는 견해는 옹호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우리는 현상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싱어는 “모든 인간이 도덕적 지위를 지니고 있고 이 지위가 가장 지능적인 비인간 동물의 도덕적 지위보다 우월하다.”라는 견해가 옹호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로 연결된 명제를 부정하고 있으므로, 싱어는 “모든 인간이 도덕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를 부정하거나 “이 지위가 가장 지능적인 비인간 동물의 도덕적 지위보다 우월하다.”를 부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싱어가 전자를 부정할 리는 없으므로, 필연적으로 싱어가 부정하는 명제는 “모든 인간이 지니는 도덕적 지위가 가장 지능적인 비인간 동물의 도덕적 지위보다 우월하다.”이게 됩니다.
그래서 싱어는 같은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Peter Singer, 「SPEICISM AND MORAL STATUS」 575p
(번역: 이해관계를 동등하게 고려하는 원칙은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동물을 인간의 도덕적 지위로 끌어올리고자 하는 의미이다.)
여기서 우리는 싱어가 말하는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이, 곧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이익 관심을 지닌) 존재들 간의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싱어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싱어가 인간과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이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닌다고 보지 않았다는 잘못된 설명의 발원지는 어디였을까요? 저는 아마 2021학년도 EBS 수능특강 교재의 선지가 문제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21학년도 EBS 수능특강 49p에는 “① 동물은 인간과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가?”라는 선지가 싱어 X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마 작년에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도, ‘과거 연계교재의 설명이 이러하니, 그대로 따라가는 게 맞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잠깐! 과거 연계교재의 설명대로 그냥 따라가면 된다고요? 절대, 네버! 그렇지가 않습니다!
2021학년도 EBS 수능특강 교재에는 “ㄴ. B: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의무는 인간에 대한 의무에서 비롯된다.”가 칸트 O로 출제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2023학년도 수능에는 이런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ㄴ. C: 인간에 대한 의무의 근거가 동물에 대한 의무를 정당화할 수 있다. (칸트 X)
2023학년도 수능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2022년 당시, 2021학년도 EBS 연계교재의 설명을 따라갔다가는, 2023학년도 수능에서 한 문제를 틀릴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대체 2021학년도 EBS 연계교재 집필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학문적으로 틀린 내용이 두 개나...
여기서 중요한 말씀을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평가원에서는 당해 연도 EBS 연계 교재가 아닌, 과거 EBS 연계 교재의 타당성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당장 작년 수능(2023학년도 수능)에만해도, 2021학년도 EBS 수능특강의 서술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선지가 출제되었습니다. 과년도 EBS 교재의 서술과 사상가 원전의 개념이 충돌할 경우에는, 당연히 전자를 버리고 후자를 택하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태도입니다. 과년도 EBS 연계 교재의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강의를 듣거나, 혼자 공부하면서 열심히 좀더 많은 자료를 보겠다며 과년도 EBS 연계 교재의 내용을 수용하다가는 정말 큰코를 다치는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앞에서 싱어의 입장에서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과 인간은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닌다는 점이 분명하고, 이 사실을 부정하는 데 사용되는 근거(2021학년도 EBS 수능특강의 내용)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한 가지 추가적인 개념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이런 수험생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내가 어디서 들어 보니까 싱어에 따르면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동물들이라고 해서 모두 동등한 생명의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하던데? 인간의 생명의 가치가 인간이 아닌 동물의 생명의 가치보다 우선할 수도 있고 말이야.’ 이 말 자체는 맞습니다. 그러나 생명의 가치의 차등성과 도덕적 지위의 평등성은 서로 다른 개념이며, 양립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싱어의 이론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는 싱어의 주장을 파편화된 정보로 받아들이고 그냥 자기 맘대로 아무렇게나 생각해 버리면, 오개념이 발생하게 됩니다.
싱어에 따르면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존재들 간에도 생명의 가치는 차등적일 수 있습니. 먼저, 싱어의 입장에서 어떤 존재에게 고통을 죽이는 문제와 그 존재를 죽이는 문제가 구별됨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음은 싱어가 『실천윤리학』에 쓴 내용입니다.
이제까지 동물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에 대하여 많은 것을 말해 왔지만 죽이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했다. 이는 의도적인 것이었다. 고통을 가하는 데 평등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매우 직접적인 것이다. 아픔과 고통은 나쁘며, 그것을 겪고 있는 존재의 인종, 성, 종족에 관계없이 방지되거나 최소화되어야 한다. 고통이 얼마나 나쁘냐 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강한가, 그것이 얼마나 지속적인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똑같은 강도와 지속성을 가지는 고통은 인간이 느끼든 동물이 느끼든 마찬가지로 나쁜 것이다. 그러나 생명의 가치를 고려하게 될 때는, 인간의 생명이든 생명은 생명이고,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고 그렇게 아주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자기를 알고 있고, 추상적인 사고를 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고, 복잡한 의사소통 등의 능력을 가진 존재의 생명을 이러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존재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종족주의는 아닐 것이다.
피터 싱어, 『실천윤리학』 107p
두 생명체 a와 b가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a는 단지 의식만을 지닌 생명체로서, 고통을 느낄 수는 있지만 자의식이 없어 미래에 대한 계획 등을 할 수 없는 하등 동물입니다. b는 의식을 가져서 고통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의식까지 갖추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고등 동물입니다. 비록 a는 하등 동물이고 b는 고등 동물이라 할지라도, a와 b 모두 고통을 느낀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입니다. 그러므로 a에게 10만큼의 고통을 주는 것은 b에게 10만큼의 고통을 주는 것과 똑같은 정도로 나쁩니다. 이것이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이죠.
그러나, a와 b를 죽이는 문제에 있어서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를 죽여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러한 행위가 죽임 당하는 존재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존재를 고통 없이 죽이는 것은 괜찮을까요? 일반적으로는 그 역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것입니다. 고통 없이 죽인다고 해도,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를 죽이는 것은 죽임을 당하는 존재가 죽지 않았았면 느낄 수 있었을 쾌락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습니다. ‘만일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를 죽이고 그 존재와 같은 종류의 존재를 다시 태어나게 한다면, 이러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을까?’ 이렇게 할 경우 죽임을 당하는 존재가 죽음으로써 느끼지 못하게 될 쾌락을 새로 태어나는 존재가 느끼게 됨으로써 방금 전에 제기된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가 남습다. ‘죽임을 당한 존재가 느끼는 쾌락이 새로 태어나는 존재의 쾌락으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해명되어야 합니다.
이때 우리는 자의식 등을 지닌 고등 동물과 그러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하등 동물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a는 자의식이 없고 미래를 계획할 수 없으며, 자신을 시간상의 연속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a를 죽이고 나서 a와 같은 종류의 존재를 다시 태어나게 한다면, a가 느끼지 못하게 된 쾌락은 새로 태어난 존재가 느끼는 쾌락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b의 경우에는 이러한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b는 자의식이 있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으며, 자신을 시간상의 연속된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b가 가지던 미래에 대한 소망 등은 b 자신에게 고유한 것이므로, 다른 존재의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a를 고통 없이 죽이고 a와 같은 종류의 존재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허용될 수 있으나, b를 고통 없이 죽이고 b와 같은 종류의 존재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여전히 부당한 것입니다. 이상의 설명을 싱어의 글로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최선의 지식에 따를 때, 자신에 대한 앎을 결여하고 있는 동물의 경우에는 살생을 반대할 최선의 직접적인 이유가 즐겁고 재미있는 생명의 손실이다. 죽음을 당한 생명이 따져 볼 때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다면, 직접적으로 그릇된 것은 없다. 죽음을 당한 동물이 즐겁게 살 것이었다고 할 때도, 죽음을 당한 동물이, 그러한 죽임의 결과로서, 똑같이 즐거운 삶을 살아갈 다른 동물로 대체된다면, 아무런 나쁜 일이 행해지지 않았다고 적어도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견해를 취하는 것은 현존하는 존재에게 가해진 그릇됨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존재에 주어지는 이익에 의해서 보완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지 의식만을 지닌 동물들을, 미래감을 갖는 존재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상호 교환 가능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는 어떤 환경에서는, 동물들이 즐거운 삶을 살고 있고, 고통 없이 죽임을 당하고, 그들의 죽음이 다른 동물에게 고통을 일으키지 않고, 한 동물의 죽음이 그렇지 않았다면 태어나지 않았을 다른 동물의 삶에 의해 대체된다면, 자기에 대한 앎이 없는 동물을 죽이는 것은 그릇된 일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피터 싱어, 『실천윤리학』 219p
싱어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동물들 중에서도 자의식, 미래감 등을 갖는 존재의 생명의 가치가 그렇지 않은 존재의 생명의 가치보다 높습니다. 이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생명의 가치가 다른 하등 동물들의 생명의 가치보다 높을 수 있음을 함축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생명체들의 가치를 위계적인 서열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 필연적으로 종족주의는 아닐 것이다. 어떻게 우리가 이를 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다양한 종류의 존재가 된다는 것이 어떠한 것과 같을까라는 상상적 재구성 정도이다. 어떤 비교는 너무 어려울지도 모른다. 물고기와 뱀 중 어느 것이 좋을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고 아마 말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물고기와 뱀 중 어느 것을 죽여야 할지 선택해야만 하는 때는 그리 흔하지 않다. 다른 비교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존재의 정신생활이 높게 발달되면 될수록, 자기에 대한 앎과 합리성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가능한 경험의 영역이 넓으면 넓을수록, 그것과 그보다 낮은 수준의 의식을 가지는 존재 중에 선택하는 경우라면, 높은 종류의 것이 많이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
피터 싱어, 『실천윤리학』 171~172p
따라서, 싱어가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존재들 간 생명의 가치의 위계를 인정한다는 사실로부터 싱어가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존재들 간의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사람들은, 싱어가 볼 때 생명의 가치와 도덕적 지위가 동일한 개념이 아님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싱어에 따르면,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비인간 동물과 인간의 도덕적 지위는 평등합니다.
싱어에 따르면,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닌 비인간 동물과 인간의 생명의 가치에는 차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싱어가 볼 때, 쾌고 감수 능력을 가진 어떤 존재에게 ‘고통을 주는 문제’와 그 존재를 ‘죽이는 문제’는 서로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고통을 주는 문제는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과 관련되며, 평등한 도덕적 지위와 관련됩니다. 반면 죽이는 문제는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고통 없이 죽이는 방법이 있으므로), 도덕적 지위의 평등성과도 관련이 없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싱어에 따르면 인간만이 도덕적 행위 능력을 지니므로,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도덕적 지위는 싱어만이 지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설명은 레건이 인간과 도덕적 지위를 지니는 인간이 아닌 존재 간의 도덕적 지위가 평등하다고 보는 점과 상충합니다. 이러한 논리로 싱어가 인간과 쾌고 감수 능력을 지니는 동물 간 평등한 도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가르치던 분들도, 또 레건(경우에 따라 테일러까지도)이 인간과 인간이 아니지만 삶의 주체인 동물의 도덕적 지위는 평등한 것으로 여긴다고 가르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럼 그분들에 따르면 레건은 인간이 아니지만 삶의 주체인 동물에게는 도덕적 행위 능력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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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개념 없는 설명으로 공부해야
등급컷에 구애받지 않는 확실한 만점을 쟁취할 수 있습니다.
여기 계신 모든 수험생분들께서 등급컷에 구애받지 않는 확실한 생윤 만점을 쟁취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잘못 가르치신 분들은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된 설명을 정정하면 되는데, 요즘도 관련 질문이 많은 거 보면 잘못된 설명의 근원지에서 정정을 안 한 모양이네요...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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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옳은 설명이긴 하나, 현재의 쟁점과는 약간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 도덕적 지위가 '평등'한지가 현재 제가 제기한 쟁점이라서요.
존 폴 2세가 아니라 아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아닌가 싶네요..
저도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제가 관련 배경지식이 전무하여 혹시 몰라서(자신없어서) 그냥 쓰여 있는 영문 표기대로 직역했습니다 ㅋㅋ
선생님 생윤 강의를 들어도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질문 하나만 드리겠습니다!(실례가 된다면 죄송합니다ㅜ)
자연과 윤리 파트에서 동물을 수단으로서 대하는(동물 실험 등) 행위를 레건이 어떻게 보았는지가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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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은 된다 하고, 어떤 분은 아니라 하고… 찾아볼 수록 헷갈려서 질문 드립니다!)
레건도 동물을 수단으로 대우할 수는 있다고 보았으나, 삶의 주체인 동물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동물 실험에 대해서는 절대적 폐지론의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윤 세사하는 사람으로서 확실히 공감되는게, 세사나 동사같은 역사과목들은 반론의 여지 없이 명확한 사실근거 속에서 답이 도출된다고 하면 반면에 생윤같은 학문탐구에 가까운 과목은 항상 선지에서 어느 정도의 오류가 조금씩 발견되는 듯 합니다..ㅜ 피터 싱어 본인이야 살아있었으니까 평가원의 오류를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윤리 사상가들은 이 세계에 없으셔서..ㅋㅎㅋㅎㅋ
선생님.. 너무 헷갈려서 질문드립니다?
그렇다면
쾌고감수능력을 갖는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지니지만 동일한 도덕적지위는 아닌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