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암마 [553111] · MS 2015 · 쪽지

2015-11-13 12: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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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실패한것 같아요...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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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특목고 출신 재수생입니다. 입학 당시에는 선행에 뒤쳐진 만큼 다른 친구들보다 열심히 공부해서 내신 잘 따자 라는 마음으로, 정말로 저희 반에서 가장 성실한 학생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결과는 5~6등급. 그때는 아직 벌어진 차이가 있어서 그런거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중학교 당시 잘 안하던 공부 열심히 한다고 바로 성적이 오르겠습니까. 공부요령이 부족했죠. 그치만 자존심은 세서 다른 친구들한테는 제가 5~6등급 대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부끄러워서 항상 성적에 대해서는 거직말을 치고 다녔습니다. 혹여 진짜 성적이 결재싸인때 어쩌다 밝혀졌을때는 충격받은 척, 선생님한테도 물어보고, 밀려썼다고 하루종일 풀 죽어있는 척도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라도 위안하면서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말한 성적 그대로 만들어야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소량의 상승뿐 사실상 거의 비슷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1학년이 지나가고 2학년 1학기 때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네요. 결국 저는 고교3년 동안 단 한번도 내신 2등급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네요. 선생님들도 상담할때 제가 열심히 하는걸 아시니 성적이 낮아도 할말 다 못하고 완곡하게 말씀하시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결국 저는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로 돌렸습니다. '한만큼 나온다니까 나 정도면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방학동안에는 폰도 안가져가고 독서실에서 인강들으면서 공부하고 말이죠. 그 전에는 2,3등급 도배였던 모의고사가 2학년 11월때 미약하지만 12213으로 올라 '이렇게 쭉 공부하다보면 할수있다!' 라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쭉 공부에 임했습니다.


3학년 6평으로 보고 충격이 심했습니다. 결과는 33216(물1화1) 열심히 달려왔다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러니 허탈감이 들더라구요. 남들 수업시간에 졸려서 잘때 시간 아까워서 딴 공부라도 열심히 했던 사람이었는데...그런 친구들 보다 성적이 안나오니...특히 화학... 저는 원인으로 컨텐츠의 질을 꼽고 그때부터 오르비 포xx 등의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어떤 문제집, 인강강사가 좋나 찾아보면서 인강을 꽤나 듣기 시작했습니다. 인강 처음 들을때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정말 나만 다른애들이 모르는걸 알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거다!'라는 생각으로 꾸준하게 공부하면서 실력향상을 느꼇습니다. 그런데 9평성적은 33322. 화학이 많이 올랐지만 다른 과목은 유지하거나 떨어졌죠. 그치만 그떄도 현역의 패기였는지 계속 자기 암시를 했죠. '임계점이 있나보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언젠가 깨달음의 떄가 올거야'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무렵 저희 가정형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좋은 형편, 아니 소득층은 사실상 상위권에 위치할 정도(아버지 연봉이 1억)였는데 이에 도취, 도태되어 생각없이 막 쓰다보니까 빚이 꽤나 생겼습니다. 있던 차도 팔고 수도도 끊고 욕조에 물 받아서 쓰고, 핸드폰도 정지시키고 했는데도 5년동안 갚아야 할 빚이라네요. 그래도 사고 싶었던 인강, 태블릿을 허락해주시면서 저에대해 기대를 하며 쭉 투자해 주셨습니다. (그떄 저는 너무 죄송스러워서 태블릿도 중소기업 제품에 인강도 되도록이면 꼭 필요한 것만 샀습니다.)


첫 수능 전날에는 이상하리 만치 긴장이 많이 안됐습니다. 하늘의 계시라고 생각하며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최선을 다해 시험을 쳤지만 결과는 33233. 9평보다 떨어졌죠. 전 서성한까지는 가자는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결과가 이러니 진짜 눈물이 없고 무뚝뚝한 성격인데도 눈물이 나와서 부모님 몰래 조용히 운적도 있네요. 항공대를 합격했지만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이 SKY, 서성한이니 항공대에 만족할 수가 있나요. 자존심과 제가 살고 싶은 인생 모두에 스크래치를 긋고 싶지 않아 재수를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아버지 직업상 대학 등록금이 지원되는 상태였는데 1년후에는 은퇴하시기 때문에 그때 대학을 가지 않으면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일단 들어간다음 반수하는게 어떻냐고 하셨고, 저도 정말 고민 많이 했지만 결국에는 반수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생각하고, 딱히 가고 싶은 학교도 아니어서 재수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죄송한 마음이 한가득 이었어요.


그런데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재수학원에 보내줄 형편이 충분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운영비도 졸업못할 직전의 상황까지 갈 정도로 미룰 정도 였으니 말이죠. 소득 수준은 높은 상황이어서 학교에 지원금도 받을 수 없구요. 결국 저는 제 공부 성향에도 나름 맞고 가격도 싸고 거리도 가까운 근처 독재학원에서 재수를 하기로 결정했고 3월부터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같은 반 강대 친구가 대성 올프패를 빌려주어서 비용적인 면에서는 꽤나 절약이 되었습니다.


그 독재학원에서도 아는 친구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치만 친구들이 많아서인가요. 한번 얘기하다 보면 정도를 넘기 일수였고 빠지고 공부하고 싶어도 단체 생활 특성상 그런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 안되기에 시간 낭비를 꽤 하긴 했습니다. 피방도 몇번 가고, 친구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쉬는 시간, 점심시간도 많이 날리고...그래도 아침 8시에 가서 밤 10시쯤까지 공부하니 순공시간은 고3때와 비교도 안되게 많았기에 어느정도의 안정감을 가지고 재종반처럼 인강을 쭉쭉들으면서 공부해나갔습니다. 저는 메가패스, 다른 한 친구는 이투스, 다른 한 친구는 스듀, 그리고 대성 올프패까지 모든 인강을 총망라하면서요. 그리고 6평은 32223. 나름대로 올랐기에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죠. 목표치에는 한참을 못미쳤으니까요. 그런데 이쯤 되니까 친구들이 하나 둘씩 풀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물난이도의 기조 때문에 다들 꽤나 잘봤으니까요. 저보다 훨씬. 하여튼 저는 더 올라야 할 점수가 많았기에 계속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아마 친구들 사이에서도 제가 제일 열심히 했을거라 생각해요. 그치만 9평은 작년 수능의 재림인 33322였고 이때 학교에서 봤는데 선생님들 얼굴 볼 기미가 안나서 성적표 가져가지도 못했어요. 특히 열심히 공부했던 수학이 이러니까 충격이 가시질 않더라구요. 무엇이 잘못된걸까 생각하면서 수학부터 뜯어 고쳐나가야 겠다 생각하면서 생각의 틀을 조금씩 고쳐나갔고 히든 카이스나 이해원 모의 쉬운 회차는 1개 이내로 틀릴 정도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해원 어려원 회차는 77도 나오고 했지만요) 그렇게 수학에 자신감을 가진 상태에, 친구들과 다같이 퀄 좋은 실모를 공동구매하면서 수실모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수능 준비에 만전을 기했죠. 이때 푼 실모가 70개는 될라나요. 솔직히 말해서 그리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어요. 그치만 이게 평가원보다 어려운걸 알기에 수능때에는 모래주머니 효과로 잘 볼 것을 기대하면서 그렇게 이번 수능을 치뤘고 국어는 나름 어려웠지만 상상모의보단 쉬웠고 수학은 생각보다 어려워서 놀랐어요. 영어는 딱히 아무 생각없이 쳤는데 10초전에 고쳐쓴 1개가 틀려서 너무 아쉽네요. 물리, 화학은 워낙 어려운 실모로 공부해왔기에 솔직히 시험치면서 시간이 남았습니다. 특히 물리...20번가니 10분이 남더군요. 과탐 잘본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시험장을 나왔고, 먼저 채점한 친구들이 연락하면서 이번에 등급컷 꽤나 낮게 나왔다고 하니 전 불안감과 기대감이 증폭되더라고요. 그리고 채점을 하고 나서 작년보단 올랐지만 목표치에는 턱없이 낮은 결과에 실망하고 또 실망하며 체념하게 되었습니다. 물리의 등급에 따라 논술최저가 결정되는 이 아슬아슬한 상황에 지금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서성한만 가면 만족이었는데...친구들과 눈에 띄는 신분차이만 없으면 그걸로 족했는데...

미련이 너무 남지만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도 이 정도 밖에 안오른것에 다시 도전해도 안오를거 같기도 해서 지금 너무나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일단 신청한 한양대 논술을 위해서 일단 조금이라도 논술 공부를 할 예정이고, 서강대와 고려대 논술이 남아있는데 최저가 안되면 다 떨어지는 상황이니 패닉이네요. 중경외시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글에다 뭔소리를 지껄이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원하던 것이 손에 잘 안들어오니까 응어리에 차있었던 푸념과 한탄을 글로서라도 풀어야 마음이 편해질거 같았나 봐요. 딱히 동정받으려고 쓴 글은 아니에요.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인생 선배로서, 친구로서 제가 어떤 길을 가야 좋을지 이성적 판단으로 하나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제시해 줬으면 해요. 저는 사실 VR관련해서 관심이 있는데 그쪽으로 한번 진로를 펼쳐 볼까 하는데 이 관련해서도 조언해주실 수 있었으면 정말 감사할것 같구요, 이제 대학 입학 시즌까지 남은 기간 동안 뭘하면 보람차게 보낼 수 있는지 조언해 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혹시 이 긴 푸념글을 다 읽어 주셨다면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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