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램 해설지+칼럼] 6평 산문문학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산문문학 해설지 by 피램국어.pdf
안녕하세요. 피램입니다.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해설지와, 관련해서 배울 만한 내용을 담은 간단한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해설지 및 칼럼은 '산문문학/독서/운문문학' 이렇게 총 세 번에 걸쳐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해설지, 칼럼 내용 모두 읽기 전에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 분석해보는 과정이 꼭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18~21] 고전소설 : 작자 미상, 이대봉전
최근 6평 고전소설의 난이도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2023학년도 6월 모의평가 '소현성록'은 상당히 어려운 축에 속했고,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상사동기'도 꽤 까다로웠죠.
그런데 이번에 아주 피크를 찍은 것 같습니다. 뒤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인물의 복잡한 내면세계에 주목하게끔 해서 난이도를 높이는 현대소설과는 달리, 내용과 인물들의 내면세계가 모두 단순한 고전소설은 '어려운 어휘, 복잡한 인물관계' 등을 바탕으로 체감 난이도를 높이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어휘와 인물관계를 모두 정리하여 내용만 보면 정말 단순하고 문제도 쉽게 풀리는 형태죠. 그러다 보니, 어휘/인물관계/줄거리가 모두 정리된 해설지를 보고 나면 '뭐야 되게 쉬웠는데 내가 바보였네'라는 생각을 하며 넘어가기 쉬운 파트가 고전소설입니다.
이번 '이대봉전'은 '어려운 어휘, 복잡한 인물관계'라는 요소를 과할 정도로 많이 활용하였고, 심지어 인물들의 대사만 가지고 상황을 전달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를 크게 높인 지문입니다. 정확히는 어려운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여, 한자어에 약한 요즘 학생들을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해당 지문의 초반부입니다. 이 단어들 뜻을 다 몰라도 충분히 추론하면서 풀 수는 있겠지만, 시험장에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지문을 읽어나가는 방법은 그동안 출제된 수많은 기출문제를 통해 충분히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게시글은 제가 작년에 작성했던 소설 관련 칼럼인데, 이 칼럼에 따르면 소설에서 '내용일치 문제'에 해당하는 문제는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 요구하는 것은 결국 '인물의 내면세계에 대한 공감'이지, 줄거리 파악이나 인물관계 정리따위가 아니거든요. 즉, 줄거리나 인물관계의 디테일한 내용일치를 따지게 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세계에 공감하면서 읽으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줄거리 및 인물관계에 대한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저 인물의 내면세계에 공감한다는 하나의 목표만 가지고 글을 읽으면 되는 것이죠.
이 지문을 가지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 사진에서 형광펜 표시한 '시운이 불리' 부분을 보시면, '장애황'이라는 인물이 슬프다는 내면세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장애황'이 왜 슬픈지에만 공감하면 됩니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은 사고가 가능합니다.
장애황이 슬퍼하네. 왜 슬퍼하지?
->
예비 시아버지였던 대인은 유배가고, 부친은 대인과 자기 걱정하다가 죽어버렸고,(부친 입장에선 예비 사돈이 유배가서 자기 딸 혼삿길이 막혔는데 화날 만하겠다.) 심지어 모친까지 죽었네. 와 그 와중에 왕희라는 원수는 자기한테 혼인 강제하네. 많이 힘들었겠다. 진짜 남장하고 도망갈 만하다.
이렇게 인물들의 내면세계에 공감하는 과정에서, '대인', '부친', '모친', '왕희'와 같은 수많은 인물들의 관계 및 있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나아가 이와 관련된 문제는 다음과 같이 출제되죠.
정답은 3번입니다. '장 소저'는 자신의 부친이 '이 시랑'(대인)의 죽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억울하게 유배간 것에 대한 분노로 '세상을 버'렸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틀린 선지입니다.
이렇게 단순한 내용일치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장 소저'(장애황)가 자신의 부친이 억울하게 유배간 '이 시랑'(대인)과 혼약이 어그러져 앞길에 막힌 자신을 걱정하다가 죽었다는 것에 힘들어했다는 것에 공감한 기억을 통해 틀린 선지임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평가원은 디테일한 내용일치 문제를 내는 척하면서 인물의 내면세계에 공감했는지 묻는 문제를 출제한 것입니다.
자세한 독해의 과정은 해설지에 자세하게 실어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요컨대, 아무리 어려운 고전소설이라고 해도 그 속에 담긴 인물의 내면세계)를 파악하는 것(평가원의 출제 의도)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이 목표를 상기하며 읽어나가면 충분히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기출문제를 통해 고전소설을 경험하고, 기본적인 클리셰를 정리해놓는 등의 준비는 필요하겠죠. 이 내용을 잊지 않은 채로 해설지를 통해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EBS를 통해 고전소설 줄거리를 정리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인 공부라는 것도 깨달으시면 좋겠어요. 말씀드렸듯이 줄거리가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정말 완벽하게 정리하지 않는 이상 오히려 헷갈리기만 합니다. 완벽하게 정리할 시간에 수학영어탐구 공부하는 게 더 나을 것이구요. 심지어 평가원은 줄거리가 아닌 그 순간순간 인물의 내면세계에 공감했는지를 묻기 때문에, 굳이 EBS를 활용하겠다면 '내면세계 공감'을 연습하는 용도로 사용하시고 막판 실모 등을 통해 연계 지문을 경험하는 방식 정도를 권합니다. EBS로 줄거리 외워서 좋은 결과 내는 건 애초에 국어를 꽤 잘하는 학생일 가능성이 높다는 걸 2~3등급 이하 학생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7~30] 현대소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현대소설은 더더욱 줄거리를 묻지 않습니다. 인물들의 내면세계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그냥 이것만 담백하게 물어도 학생들이 어려워하거든요. 최근 연달아 나오던 고난도 현대소설 (무성격자-원미동 시인-골목 안) 모두 순간순간 인물의 내면세계에 공감했는지 이것 하나만 묻는다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참고로 이번 현대소설이 EBS 연계인데, 결국 평가원이 물은 것은 '나'라는 인물의 내면세계였습니다. 물론 여기 나오는 '아버지'가 공산주의자라는 걸 미리 알고 있다면 내용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겠지만, 결국 핵심은 '나'가 '아버지'의 환영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 방식으로 변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해내지 못했다면, 이 작품의 줄거리를 달달 외우고 있다고 해도 답을 고르는 게 쉽지 않았을 거예요.
이 부분에서 '나'는 어떤 상태였을지 상상하고 공감하지 못한 학생들은 28번 문제가 너무 어려웠을 것이고,
이 부분에서 갑자기 '날짐승' 이야기를 하는 '어머니'를 왜 떠올리는지,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서 '나'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공감하지 못한 학생들은 29번 문제가 뭘 말하고자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그런 학생이었다면, 꼭 해설지를 정독해주세요. 이번 기회에 소설을 읽는 태도를 확실하게 잡아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번 6월 모의평가 산문문학은 '낯선 형식, 익숙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가 익숙하지 않다면, 해설지를 천천히 읽어보면서, 그리고 최근 소설 기출문제들을 다시 풀어보면서 왜 익숙하다고 했는지 꼭 이해하고 넘어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능 끝나도 소설이 너무 어려웠다며, EBS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패착인 것 같다는 잘못된 진단을 하며 자책하는 스스로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까지 화이팅합시다. 운문문학과 독서 해설지도 성실하게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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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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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를 비롯한 역적들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비현실적 존재들의 직접적인 조력은 없지만, 장비를 얻는 과정에서 비현실적 존재들의 (간접적인) 조력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혼자의 힘'으로 흉노 일당을 물리쳤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 여담이지만 피램 해설은 매년 감사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ㅎㅎ b
그러게요 ㅜ 새벽에 쓰다 보니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해당 부분은 그냥 삭제해도 될 것 같아서 삭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ㅜㅜ
29-3 근거에 29-2가 중복돼 들어가 있습니다.
으악 감사합니다ㅜ 수정하겠습니다.
선생님 혹시 이번 6모 화작 현장 풀이법 , 문제 푸는 순서 자료도 제작 검토해주실 수 있나요?
화작 오답률이 높고 마땅한 해설이 없어서요
화작은 생각보다 제작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ㅜㅜ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평은, 늘 나오던 화작보다 조금 더 치사해지긴 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기출문제와 함께 분석하면서 스스로 출제 포인트를 찾아보시고(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읽어야겠다는 태도를 세우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출제 포인트에 대해서는
https://orbi.kr/00064221070
이 게시글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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