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 사회·문화 9월 모의평가 총평 및 분석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사회·문화(사문) 총평]
[목차] ①. 서론 ②. 본론 - 오답률 TOP 5 분석 - 사례 문항 코멘트 - 단원 간 융합 문항 코멘트 + α ③. 덧붙이며 |
[서론]
이번 9월 모의평가는 요약하면, “6월 모의평가 상위 호환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기존 시험들과 기조가 좀 다른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작년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 정도를 ‘최신 기조’라고 생각한다면, 그냥 기조에 충실했던 시험지라고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사회·문화 문항을 크게 나누면 [1. 사례 / 2. 퍼즐 / 3. 도표]로 나눌 수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도표는 그다지 어렵게 나오지는 않았고, 퍼즐 역시 과하게 어렵지는 않게 출제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지에서 방점이 강하게 찍혀있는 유형은 ‘사례 문항’이었는데, 작년부터 사례 문항에 힘을 주고 있고,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사례 문항을 선보였기에, 앞으로 학습하실 때 사례 문항을 정확하게 풀이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는 물론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도표 문항에 힘주어 공부하시는 건 요즘 사회·문화 트렌드 비추어볼 때, 좋은 학습 방법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아래에는 주요 문항 분석을 수록해두었는데, 미시적인 분석과 해설보다는 ‘이 문제를 통해 얻어가야 할 지점’을 위주로 작성해 두었습니다. 문항을 틀렸든, 맞혔든 도움이 될 만한 코멘트들을 작성해두었습니다.
[본론]
(주제 1): 오답률 TOP 5 분석
『 1번 』
[POINT]
- 자연 현상과 사회·문화 현상의 상호 작용
: 이번 시험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아닐까 싶네요. 1번 문항임에도 불구하고 오답률이 전체 2위를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오답률이 나왔고 현재 이의제기 게시판에서 가장 이의제기가 많은 문항입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바로 ‘㉢’이었는데요,
‘㉢이 ‘특수 오일’이 하는 거고 특수 오일은 사람이 만든 거니까 사회·문화 현상 아니야?‘
가 이제 논란 지점입니다. 다음을 함께 보시죠.
위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EBS 수능특강 p11]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이처럼, 사회·문화 현상과 자연 현상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상호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기출>에 있는 ㉡도 ’열이 가해지려면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어야 하니까 사회·문화 현상 아니야?‘라고 반박할 수 있지만, ㉡은 사회·문화 현상의 영향을 받은 자연 현상이기 때문에 자연 현상에 해당합니다. 이는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1번]의 ㉢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수 오일이라는 사회·문화 현상에 의해 발생한 ’모기가 피부에 앉는 행위의 차단‘이라는 자연 현상에 해당합니다.
물론, 여기서 이게 정말 자연 현상인지 사회·문화 현상인지 헷갈렸던 수험생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기출 문제 중에서는 가장 선을 아슬아슬하게 탄 문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문제는 ⑤번 선택지를 고를 수 있었어야 합니다. 따라서 본 문항을 틀리신 분은 두 가지를 점검해 보세요.
1. ㉢이 자연 현상인지 사회·문화 현상인지 고민을 했는가?
→ 일말의 고민도 하지 않고 ㉢을 사회·문화 현상이라고 생각했으면, 아직 학습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최소한 고민이라도 했었어야 합니다.
2. 문제를 끝까지 읽었는가?
→ 문제를 끝까지 읽었다면 최소한 ⑤번 선택지에서 브레이크가 걸려 판단을 재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것입니다. 손가락 걸기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정답이 확실한 문항에게만 활용하는 것이 좋겠죠?
또한, 여기서 ’사회·문화 현상이 인과 관계가 불분명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한 학생이라면 개념 학습의 방향성과 사회·문화 과목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문화는 기본적으로 지엽적인 내용으로 변별하는 과목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기서 ’인과 관계의 불분명‘과 관련한 예외적인 내용을 생각했다면, 사회·문화를 공부하는 데에는 적절하지 않은 출제진에 대한 과한 의심을 한 것입니다.
『 2번 』
[POINT]
- 제시문의 전체적인 맥락 파악 (키워드 발췌 금지)
: 꽤 높은 오답률을 기록한 문항입니다. 생활과 윤리(or 정치와 법)를 하시는 분이면 아시겠지만.. 2번은 ’로크‘의 사회 계약론을 바탕으로 작성된 제시문입니다. 그리고 사회 계약론은 사회를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회 명목론에 해당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대놓고 사회 계약론 제시문을 준 거는 좀 불친절한 출제였다고 생각을 하긴 합니다. 다만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더라도 ’유일한‘ ’공동체를 결성하기로 합의‘라는 단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건 실재론은 아닌데?‘까지는 추론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관련 기출>에 수록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14번]도 제시문 속 일부 키워드에 매몰되면 사회 실재론이라고 오인하기 쉬웠던 제시문이었는데, 올해 9월 모의평가 2번 문항 역시 ’사회의 구속을 받아들일‘에 꽂히면 사회 실재론이라고 오인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 5번 』
[POINT]
- ’개념의 조작적 정의‘에 대한 이해
: ’ㄱ‘ 선택지에 대한 판단이 다소 까다로웠어서 오답률 5위를 기록한 문항입니다. 대부분 ③번 선택지를 고르고 틀렸는데, 사실 ㄱ을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논리는 기출에 존재합니다. <관련 기출>에 수록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번 ②번]이 오답 선택지인 이유는 ’양적 과부하‘와 ’질적 과부하‘는 개념의 조작적 정의가 아닌 개념 그 자체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2025학년도 9월 모의평가 5번]의 ㉡도 개념의 조작적 정의가 아닌 개념 그 자체입니다. 단순히 ’사회 관계망‘과 연관된 표현이라고 해서 이를 조작적 정의라고 오인하면 안됩니다. 조작적 정의는 측정 가능하도록 구체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 15번 』
[POINT]
- 비수급자 판단
- 비율 vs 수
- % vs %p
: t년과 t+30년의 수급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수급자뿐만 아니라 비수급자까지 고려했어야 하는 문항이었고, 실제로 비수급자 관련 선택지가 정답 선택지였는데, 이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5번]과 맥을 매우 같이 합니다. 아마 작년 수능 문항을 복습을 잘 해둔 학생이었다면 어렵지 않게 정답은 도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자료를 처리하는 데 전반적으로 ’비율‘과 ’수‘의 구분이 필요했고, ’%’와 ‘%p’의 구분을 요구한 ②번 선택지가 가장 매력적인 오답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선택지 계산에서 사소한 디테일을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 20번 』
[POINT]
- 직관적인 선택지 판단
: 도표의 성격이 가장 줄어든 추론형 느낌의 도표 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웃긴 점은.. 이러한 형태의 도표는 사실 [2022 수특] 연계에 처음 출제된 바가 있습니다. 올해 9월 모의평가 20번과 비슷한 유형의 도표를 사설 모의고사에 풀어보았다면, 그 문항의 전신은 아마 22수특 문항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능에 이런 유형이 그대로 연계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최소한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에서 보여준 도표에서는 복잡한 연산이 많이 줄어든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정치와 법의 선거구 문항도 계산보다는 정확한 개념에 방점을 찍어 묻는 문항이 다수 출제되고 있는데, 그러한 트렌드를 사회·문화에서도 따른다면, 올해 9월 모의평가 20번에서 약간 난도를 상향하되, 개념적인 내용에 더욱 집중하여 출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②번 선택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과, ①, ③번 선택지를 풀이할 때 자료의 조건과 연관지어 판단하는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출제된 자료 제시 방식이므로 잘 알아둡시다.
(주제 2) 사례 문항
: 이번 9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사례 문항들은 전반적으로 개별 문장의 발췌가 아니라 제시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제시문의 스토리, 밑줄 외 문장까지 모두 확보를 했어야 온전한 선택지 판단이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제시문 독해의 양상, 어떻게 보면 ‘국어적인 능력치’를 요구하는 문항을 강화하는 것이 사탐런 학생들의 고득점을 방해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이기에 노선을 이렇게 설정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제시문을 읽고, 문항을 풀이할 때 기본적으로 제시문을 꼼꼼히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래에는 간단한 총평과 같이 보면 좋은 기출을 엮어둔 것입니다.
『 4번 』
: 맨날 나오는 개념 말고 자료 수집 방법의 근본적인 개념을 건드린 문항입니다.
『 7번 』
: ①, ②번 선택지를 판단할 때, 제시문의 도움을 받으면 조금 더 수월하게 풀리는 문항입니다. 또한, ④번 선택지에서 나온 ‘이익 집단’은 ‘이익 사회’와는 다른 개념임은 한번 알아둡시다.
『 8번 』
: 개인적으로는 다국적 기업들의 플랜테이션 농장 건설이 ‘자본의 이윤 추구’로 연결될 수 있는지는 약간의 애매함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차치하고 본 문항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발문의 ‘강조’라는 단어입니다. 발문이 다음 글에서 ‘파악할 수 있는’ 세계화의 문제점이 아니라 ‘강조하는’ 세계화의 문제점이므로 제시문의 주제 의식에 맞닿아있는 내용을 정답 선택지로 골랐어야 했습니다.
『 12번 』
: 뭔가 대충 읽으면 진화론이라고 오인할 수도 있는 제시문입니다. 제시문 독해는 발췌가 아닌 전체적인 맥락을 통해 하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 16번 』
: 제법 수준 높은 독해력을 요하는 문항이었습니다. ‘전문 지식’, ‘상류층’이라는 워딩을 ‘고급’으로 paraphrasing 해야 했습니다. 또한, 오답 선택지가 묘하게 오답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독해력을 요한 사례 문항은 아래의 6월 모의평가 13번에서도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꼼꼼하게 제시문 독해하도록 합시다.
『 19번 』
: 저는 사실 정치와 법 문제 보는 줄 알았습니다.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1심 법원 / 2심 법원 / 지역 사회의 범주를 구분하면서 제시문을 독해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역시, 꽤 높은 수준의 독해력을 요한 문항입니다.
(주제 3) 단원 간 융합 문항 + α
: 이번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단원 간 융합 문항’입니다. 이렇게 단원을 융합하여 문항을 배치하면, 기존에 있던 단원을 끌어다 단원 융합 문항을 만든 것이므로 그로 인해 생긴 빈자리에는 새로운 단원의 문항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6월과 9월에서는 ‘대중문화’, ‘정보화 및 세계화’, ‘전 지구적 수준의 문제’ 등의 소재를 활용하여 이전에서 잘 보여주지 않던 제시문 사례 문항을 다수 출제했습니다. 이러한 양상은 6월과 9월에서 반복되었기 때문에 수능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해당 문항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실모 벅벅 푸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모에서 대비하기 힘든 유형이므로, 애초에 제시문을 정확하고 깔끔하게 독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 6번 』
: 6번은 사회·문화 현상의 이해 단원에 해당하는 ‘사회·문화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 제시문에 사회 불평등 현상의 이해 단원에 해당하는 ‘사회 불평등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 선택지가 융합되었습니다. 단원 구분 없이 공부를 느슨하게 한 학생은 ①번 선택지를 정답으로 고르기 쉬웠을 것입니다.
『 13번 』
: 13번은 ‘현대 사회의 문화 양상’ 단원과 ‘사회 운동’ 단원이 융합되어 출제되었습니다. 이렇게, 아예 범주가 다른 단원도 융합될 수 있으므로 주의합시다. 참고로, 이 문항은 풀면서 아래의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13번] 문항이 떠올랐으면 아주 나이스입니다.
『 17번 』
: 17번은 ‘사회화 기관’이나 ‘사회 조직’을 물어본 문항에 ‘관료제와 탈관료제’의 내용을 추가하여 출제된 문항입니다. 17번의 ①번 선택지도 그렇고, 7번 문항도 그렇고 사회 집단의 개념을 제법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으니 개념을 꼼꼼하게 학습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덧붙이며]
퍼즐 문항 관련 풀이는 최근 우수한 퀄리티의 풀이법(?)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어서 생략하였습니다.
+ 수능 전, 6월 9월의 경향성을 반영한 수능 예측 분석본 / 사례 문항 관련 칼럼을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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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수험생 입장으로서 연관기출 생각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하나하나 찾기에도 번거로운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