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kbap01 [1327500]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11-16 09:32:08
조회수 520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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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능 망친 직장인 사수생(진)입니다.


분명 제 글에 댓글은 얼마 없는데 쪽지로 공부법 여쭤보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제가 하나하나 쪽지만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워 잘난 것 하나 없지만 따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엊그제 성적 가채점 결과입니다. 감사합니다.

(혹시나 의대 라인 잘 아시는 분께서는 적정 의대 라인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부법을 정립하는 방법론적인 설명을 국어 중에서도 독서를 매개 삼아 설명드리는 것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실제로 제가 처음 공부할 때 고민하며 정립한 내용들을 그대로 서술하였습니다.


<1>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해설강의 들으면 이해가 되는 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가 그렇습니다.

해설을 보며 내공과 연습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첫 번째 오류입니다.


이해를 하기 위한 연습이 부족했던 게 아니라 이해를 하게 하는 방법이 없는 것임을 스스로 인지하셔야 합니다. 공부 방법 없이 공부하는 것입니다.


<2>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을 찾는 과정은 너무나도 단순합니다.

문제가 안 풀린다 -> 안 풀리는 이유를 찾는다 -> 그 요소를 제거한다


옳게 된 수험생이시라면 한 번쯤은 다 거쳐 가셨을 텐데,

여기서 안 풀리는 이유를 단순히 '이해가 안 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처럼 추상적으로 잡는 것이 두 번째 오류입니다.


'대상에 대한 선지의 서술이 지문의 서술과 같은 내용인지 모르겠다'처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제가 설명드릴 독서가 어려운 이유는 '선지를 지문에 대응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더 자세하게, 선지를 지문에 대응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확신할 만한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선지를 지문에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대응시킬 수 있다면 아무리 문제를 어렵게 꼬아서 출제해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 방법에 대한 방법론적인 설명을 개략적으로 드리겠습니다.


<4>

지문에 등장하는 대상 A, B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지문에는 A를 서술하는 A1, A2, A3 등이 있고, 마찬가지로 B 역시 B1, B2, B3가 있습니다.

여기서 A1 A2 등의 서술은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나오기도 하고, 자료가 제시되기도 하며 그냥 설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의 선지 역시 A와 B를 설명하는 서술이 있습니다.

이 선지의 서술이 A1에 대응이 되는지, B1에 대응이 되는지, A1과 반대되는지 등을 찾아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5>

이제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부분이 내가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되는 원리입니다.

우선 지문에서 대상에 대한 서술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하고, 선지와 보기에서 나오는 대상에 대한 서술을 지문의 서술의 어느 부분에 대응되는지를 가려낼 줄 알아야 합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지문에서 대상에 대한 서술을 가려내는 건 시간을 무제한으로 두고 지문만 가지고 손으로 하나하나 줄 그어가며 대상에 대한 서술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았습니다.


문제는 선지의 서술인데, 선지의 서술은 직관적으로 보이는 대신 지문에서 같은 서술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말 바꾸기'라고 표현하는데, 같은 대상의 같은 서술도 지문과 선지에서는 다르게 표현됩니다. 다만 지문에서 대상에 대한 서술을 정확하게 가려냈다면 하다못해 하나하나 대조를 하더라도 쉽게 대응시킬 수 있습니다.


내가 대응시킨 서술이 맞게 대응이 되었는지, 혹은 옳게 가려낸 서술인지를 판단하는 모든 근거는 평가원 기출문제입니다. 이 과정을 '기출분석'이라고 합니다. 평가원 문제 풀고 채점하고 답이 아닌 선지까지 확인했으니 기출분석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세 번째 오류입니다.


<6>

이해가 잘 안되실 수도 있고,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리실 수도 있는데 제 능력으로 제 머릿속에 있는 것을 텍스트로 꺼내는 능력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국어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흔히 국어가 재능의 영역이다, 독해력이 크다는 지론이 많은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국어도 수학처럼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답을 가려낼 수 있고, 그 근거 찾는 연습이 덜 되면 감으로 문제를 접근하기 때문에 그 '감'을 '독해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포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평가원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공부 방법을 정립하였다면 그다음에는 교육청과 사설 문제를 가리지 않고 풀었습니다. 물론 제 공부 방법이 100% 통하지 않는 문제가 사설에서 꽤 많습니다. 하지만 그걸 '문제가 평가원스럽지 않다'라고 넘기는 것이 네 번째 오류입니다.


나의 공부법은 평가원 문제를 기반으로 정립되었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나의 방법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를 찾는 것 역시 소위 말하는 '평가원스러운 사고'를 하는 것이며, 다시 말해 내 공부법을 다듬는 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셔야 합니다. 저는 문제는 가리는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못난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타 과목 포함해서 궁금하신 점은 댓글이나 쪽지로 주셔도 상관은 없지만 답변이 늦을 수 있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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