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닙신문 [572006] · MS 2015 · 쪽지

2016-05-16 23: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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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의 꿈을 짓밟는 알량한 하나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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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민국 이공계의 종말>

오늘, 전문연 등 박사 전문연구요원의 병역 특례를 폐지한다는 결정을 담은 기사를 보았다.


정황상, 사실인 것 같았다.

공부를 마치고 귀가 전,


많이는 아니지만,

필자가 삼수를 결정했었을 때 보다 더 술을 마셨다.


몇 친구들은 벌써 북적북적하다.


해외 대학원에 가야하나,

하루아침에 이리도 먹먹해져 버린 꿈을 포기 해야하나,

아노미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군대까지 다 마치고, 석사.. 박사.. 모두 마치면

그들은 생계를 포기해야만 했다.


아니, 어쩌면 제대로 된 학업마저도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2. 목도한 구멍들>


과학자들에게 펜이 아닌 총을 잡게 하는 것이,

그리고 펜을 2년간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고 세상이 멸망할 일인가라고 느낄 수 도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 사태에 대해


세 가지 커다란 구멍을 보았다.


1. 한국의 과학자에 대한 대우

나는 과학자에 대한 대우에서 큰 구멍을 보았다.


지금도 한국의 유능한 과학자들이 피땀흘려 이룬 성과물들은

속속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고

특허권을 빼앗기고 있다.


속상한 일이다. 물론 국민 대다수는 모른다.


당장 가시적인 이윤창출이 없다고 느낀 걸까


'그들'에게 과학이란, 그저

'자신에게 잠재적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음을 홍보하는 수단'에 불과한듯 하다.


과학은 나라의 기둥인데 말이다..

미래의 천재들의

이공계 연구직의 꿈은 속절없이 꺾일 것이고,

단순 취업을 하거나,

그나마 가슴속 불씨가 남아있는 학도들은

'자신의 꿈을 죽는 것을 지키기 위해'

해외로 도피할 것이다.


2. 한국의 국방문제

나는 한국의 국방의 큰 구멍을 보았다.


국방 과학 연구소에서, 포탄하나를 연구하는데

기계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 프로그래밍, 응용물리등

각 계의 석박들이 팀을 이뤄 투입될 정도로

많은 과학적 지식이 요구된다고 한다.


예로부터 국방, 천문. 이 두 분야는

과학의 집대성이 이루어지는 인류 과학문화의 꽃이었다.


이미 현대 전쟁은

머릿수로 하는 게 아니다.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읽고, 직접 목도한 현대사가 그걸 말해주고 있다.


 북한왕조에 수많은 병사들이 밤낮없이 훈련하고 있음에도

여지껏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과학자들에게, 강제로, 펜이 아닌 총을 잡게 하는 것은,

마린 몇개 뽑자고 사이언스베슬 부수는 꼴과 같다.


3. 내 꿈에서 큰 구멍을 보았다. 

중2인가, 중3인가..

그때부터 심심찮게 들려왔던 단어가 있었다.


"죽은 학문"


그 죽은 학문이 바이러스처럼 퍼지기 시작하였고


물론 그때 나는 그걸 몰랐었다.


꼴에 간지난다고 선택한 외고 진학

적성에 맞지 않아 허덕인 3년


그래도 항상 마음속에

커다란 야망은 없을 지언정

응용물리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언젠가 그 가운데에 빠져 살 수 있는 날을 그리며,

다시금 이공계의 꿈을 찾아

도전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오늘,

마침내 이공계가 죽은 학문이 된 듯 한 날.


화가 난다기보다는,

그저 먹먹하고,

이 나라에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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