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왜 고학력 미국인들은 진보주의자가 되어가나
Inspiration & Insight 는 일정 주기로 영감과 통찰을 주는 기사를 송출합니다. 주로 외신 기사를 번역하지만 기고문을 받기도 합니다. I&I는 6월 30일까지 시험적으로 서비스되며, 지속 여부는 시험 서비스 종료일에 결정됩니다. I&I의 기사가 오르비 회원 여러분들의 견문의 폭을 넓히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편집장 이광복.
왜 고학력 미국인들은 진보주의자*가 되어가나
*원문의 liberal(-ist) 은 자유주의(자)로 번역하는 것이 더 엄밀하고, 진보주의(progressivism)의 반대 개념은 그 이념의 기원을 고려할 때 반동주의(reactionism)라 할 수 있겠지만, 국내의 정치적 관습상 보수주의의 대척점을 진보주의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실정을 고려하여 liberal(-ist)을 진보주의(자)로 번역하였다.
이 친구들은 보수주의자보다는 진보주의자가 될 확률이 높다.
by Paul Marotta / Getty Images Entertainment
대학이 사람을 보다 진보적으로 만든다는 설은 (모두가 수긍하지는 않더라도) 꽤 자주 들리는 말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이 통념이 흥미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장 교육을 많이 받은 미국인이 과거 20년에 비해 더욱더 진보적인 성향을 띤다는 점이다.
퓨 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고등교육을 받은 미국인과 그렇지 않은 미국인 사이의 당파 성향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뿐만 아니라, (정치 관련 질문에 내놓은 답변에 비추어 볼 때) “항상 진보적인”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년간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항상 진보적인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 비율의 증가
그래프의 색깔에 따라 아래에서부터 위 순서대로 :
항상 진보적임 / 대체로 진보적인 / 혼합형 / 대체로 보수적임 / 항상 보수적임
막대그래프 네 세트의 왼쪽에서부터 오른쪽 순서대로 :
대학원졸 / 대졸 / 대학 재학 또는 중퇴 / 고졸 또는 그 이하
1994년에는 대학원 졸업자의 7%가 “항상 진보적”이었고, 고등학교 졸업 또는 그 이하의 학력인 경우는 1%였기에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이 간격은 25% 포인트나 벌어졌다. 대학원 졸업자의 31%가 항상 진보적인 반면, 고등학교 졸업 또는 그 이하의 학력인 사람들은 5%였다.
그런데 보수 성향에서는 이런 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지지하는 당으로 성향을 구분해 보면 이런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오늘날 대학원 졸업자 중에서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사람의 반 이상이 “항상 진보적”이다. 1994년에는 이 비율이 5분의 1도 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대졸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12%에서 47%로 뛰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대학원 졸업자 반 이상이 진보 성향을 보인다
위쪽 네 개 막대그래프는 공화당원이나 지지층의 경우,
아래쪽 네 개 막대그래프는 민주당원이나 지지층의 경우로 나눈 것이며,
그래프의 해석 방식은 이전과 동일
이는 퓨 연구소가 지난해 밝혀낸 추세와도 일치한다. 대학 졸업장이 없는 미국인의 정당 귀속감은 지난 20년간 변함이 없었지만, 대학을 졸업한 미국인은 점점 더 많이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왜 좌편향일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교육이 사람을 더욱 진보적으로 만든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사실인 듯하다.
콜비 칼리지의 사회학 교수이자 대학에서 진보주의를 연구하는 닐 그로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사람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 특히 배려와 이해, 차이, 성 평등 같은 이슈에 대해 보다 진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꽤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스 교수는 또한 대학 교육이 보다 넓은 의미의 정치적 신념, 예를 들어 정부의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와 같은 문제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지는 못한다고도 했다.
고등 교육을 받을수록 진보주의 성향을 띠게 되는 이유로는 갖가지 추측이 나와 있지만, 그 중 유력한 이유로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
1) 보편적 양극화
퓨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인 전체가 이념 면에서 양극화되고 있다. 그리고 왜 이런 양극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도 제기되어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 1960년대와 1970년대 인종주의적이고 종교 편파적인 정책, 심지어 소득 불평등까지. 그래서 대학원 졸업자 및 대졸자들이 (그리고 그 외 많은 사람들이) 중도 성향에서 멀어져 갔다는 것이다.
또한 위에 제시된 두 번째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1994년에 민주당 쪽으로 기울거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고학력자들은 항상 진보적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로스 교수에 의하면 고학력자가 (여러 이유에서) 한 가지 이념을 고수하는 성향이 높다면 (정확히 말하자면 더욱 꾸준히 진보적이라면), 이들은 지난 20년 동안 양극화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덜 받은 사람에 비해 자신의 이념을 꾸준히 유지하는 경향이 더 높다는 것은 그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최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양극화와 지지정당 찾아가기 성향을 가장 많이 보인다는 건 그리 놀라운 사실이 아닙니다.” 그로스 교수의 말이다.
2) 여성
그로스 교수가 제시하는 또 다른 가능성은 대학에 들어가고 그 이상의 교육을 받는 여성의 수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여성은 대체로 민주당에 투표하는 성향이 남성보다 강하다. 따라서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 중 여성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 인구층은 좌편향이 된다.
3) 편협성/배타성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개념은 “거대한 분류”로, 2008년 빌 비숍이 자신의 책 제목으로 만들어내 유명해진 용어이다.(역주: 원제는 <The Big Sort: Why the Clustering of Like-Minded America is Tearing Us Apart (거대한 분류 – 끼리끼리 모여 사는 성향이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는 이유)>) 미국인은 점점 더 비슷한 사람들끼리 뭉쳐서 사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이 지니고 있는 각각의 이념 거품은 점점 더 두터워지고 있다는 개념이다. 그로스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대학원 졸업 학력층에서 특히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인은 점점 더 도시 안에서, 그리고 자신과 정치적으로 비슷한 성향을 지닌 이웃과 끼리끼리 무리를 지어 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이런 추세는 대졸 학력을 지닌 사람들이 고학력자가 많이 일하는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다시 말해, 고등교육을 받은 미국인은 특히 고등교육에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구하기 때문에, 결국 서로 뭉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 커뮤니티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극화가 더 진행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마당 잔디밭에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자는 팻말을 꽂아놓고 당파성 짙은 출처에서 나오는 각종 뉴스를 읽고 듣는다면, 누구든 좌편향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물론 보수파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보수파도 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수파는 과거에 비해 더욱 보수적이 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 퓨 연구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는 양쪽 모두 양극화되었다. 다만 보수파의 보수화 패턴은 교육과 관련이 없을 뿐이다.
(좀더 명확히 말하자면, 미국 유권자 전체가 이념 면에서 양극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주장에 모든 정치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정서적인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까놓고 말해 진보와 보수 양측이 점점 더 서로를 싫어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념 양극화가 정말로 진행 중이라면, 보수파들의 우편향은 어디에서 나타나고 있을까? 퓨 연구소는 이런 편향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영역은 “연령”이라고 본다. 공화당을 지지하거나 공화당 쪽으로 기우는 성향의 베이비부머들(역주: 1946~1964년 출생)과 X세대(역주: 1960년대 초반 ~ 1980년대 초반 출생), 그리고 이들보다는 적지만 1928년에서 1945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침묵의 세대”(역주: 이 세대는 젊은 나이에도 방종과 일탈을 가까이하지 않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거나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성향이 드물었기 때문이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1990년 이래 점점 더 우파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원제 : Why are Highly Educated Americans Getting More Liberal?
원문 기사 URL : http://www.npr.org/2016/04/30/475794063/why-are-highly-educated-americans-getting-more-lib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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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속으로 듣는거 괜찮을까요?? 강승희쌤꺼 들을건데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2배속으로...
한국과 비슷하네
미국에서의 liberal이라는 표현은, 진보주의자를 경시하거나 무시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고 하던데, 이 부분에 대해서 답변 해주실 수 있나요?
누가 어떤 상황, 환경, 문맥에서 하는 말인지를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단어는 이런 의미로 쓰인다라고 단정짓기엔 liberal 이라는 단어의 외연이 너무 넓고 용례가 너무 많습니다. 마치 "민주화"라는 단어처럼요.
다만 단순히 Auxilium님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라면,
http://www.urbandictionary.com/define.php?term=liberal 이 참고가 될 수 있겠군요.
위 링크를 http://www.urbandictionary.com/define.php?term=conservative 와도 비교해 보세요.
Urbandic은 뭘하든 까서... 유행어 검색 이상으론 뭔가...오묘해요
그럼 conservative도 똑같은 수준으로 까야할텐데 별로 그렇진 않은듯 . Trump 랑 Hillary를 쳐보면 ud가 특별히 공화당쪽으로 편향된 느낌은 없는것같은데도
제가보니까 비슷해보이던데... 그냥 편집자 차이 아닐까요 ㅋㅋ
? 전혀요. 그렇게 쓰일땐 그렇게 쓰일 순 있지만... 다수의 경우엔 중립적인 것 같아요
정치외교학 전공하는 학생인데, 교수님이 해 주신 말씀이라.......
신문 자주 읽는데 딱히 그렇게 느껴진 적은 없던 것 같아요
liberal이 실생활에서 비꼬는 표현으로 쓰인다해도 설마 신문에서 그 단어를 그런 의미로 쓸리가 있나요
그쵸 That liberal sonofa 하는 식으로 쓰일 순 있는데 그건 우리가 뭐 저런 좌파놈 같이 하는거랑 큰 차이가 없어서 그게 실제로 그렇게 쓰인다 라고 볼 수 있는건지, 아니면 구어체로 그렇게 많이 쓰인다고 해야할지 애매하네요. 어찌보면 경멸로 쓰이기도 하니 쓰인다고 볼 수도 있거, 아닐 수도 있고....
Liberal이 진보주의자를 무시하는 표현으로 쓰이기보다 경제학 용어(진보)로 쓰이는 경우가 더더더더 많아요 그것도 참고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왜 보수주의자들이 툭하면 좌편향 교육이라고 하는지는 알 것 같네요.
교육을 받은자들이 점점 진보주의로 가버리니... 어떻게든 붙잡을려고..
참고해야할 점은 미국의 진보인 민주당은 새누리당보다도 우측에 위치해있음...정치는 워낙에 뭐라 기준을 정하기가 애매하고 다원화 돼있어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바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엔 비약적인 면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긴 하죠
사실 우리나라도 완전 좌쪽인 당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니.. (정의당도 중도좌라...)
정의당이 중도좌인가요? 흠...
중도좌 맞음.
어느정도가야 극좌인가요? 통진?
정의당이 중도좌인건 좀 ㅋㅋ공산당정도 되야 좌라고 하실려나
우연인지는 몰라도 나꼼수 즐겨보시던 한국사 박사 학위 따신 저희 이모부, 확실한 증거로 만들어지지 않고 조작되고 왜곡된 부분이 많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비난' 영상을 보여주던 중학교 역사선생님들....대놓고 현 대통령 욕을 하던 고등학교 국사 선생님...등등 제가 보고 들은 사례들이 말 그대로 그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면 사학계의 좌편향이 그저 정부가 흘리는 뜬소문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세월호가 폭파된 원인이 국정원이 어뢰 쏴서라고 하시던분.. 실제로 이런사람들 엄청 많아요 물론 이건 좌편향을 떠나서 사람문제긴합니다만
제 주변분들도 "그것이알고싶다" 보고 다 국정원이 어뢰쏜거라고 ..
좌편향 개심함
역사쪽은 진짜.. 동영상 틀어주는거나 말하는거 듣다보면 진짜 교사가 저래도 되는지 의문들때가 많음.. 교과서의 문제가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들이 문제인데
그건그렇고 이상하게 역사쪽 학과에 좌편향 많아요. 중학교때 국사쌤 전교조급이었던걸로 기억.... 세계사쌤은 모두까기인형 ㅋㅋㅋㅋㅋ
글쓴이님 댓글반응이 자기가 의도한 거랑 달라서 당황하셨을듯 ㅋㅋㅋ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한국의 진보가 미국쪽이 좌쪽에가깝다고 봅니다.
독일쪽은 좌파우파가 의미없어질만큼 감탄할만큼의 행보를보이고있지만요.
독일도 좌우파 정치가 엄청난곳중에 한곳이었는데 대단합니다.
이념적으로나누자면 좌파가 보수적 우파가 개혁쪽으로 설정되는데,
미국은 양당이 자국과 국민의 이익을 전제로 , 보수적, 개혁적으로 나뉘며
국민의 여론을 잃는순간 묻매를 맞고 추락이 가능한게 현실입니다.
미국도 굉장한 비리와 집권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쉬쉬하며 국민을 겁내한다는 표현이맞죠.
그래서 양당 모두 국민을위한 이라는 전제하에 성과를 내려합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국가와 국민을위한 정치세력이라고한다면,
한국의 좌파라 불리는 여당의역사는, 자국의이익을 빌미로 기득권의 이득을 위해 발전해왔습니다.
그를위해 국민을 통제하고 비위만 맞춰주는 형식이 반복되고 있는상황이고,
기득권을 위한 더욱더 보수적인 정책위주로 시행하게됩니다.
그에 맞선 개혁파가 생겨나도, 무지한관심과, 강력한 권력의 기득좌파의 견제속에
제대로된 국민을 위한 정책이 나올수가 없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말하는 진보라고 말하는 수준의 우파는,
미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보수파에 가까운 수준의 정책으로도 한국에서는 대단한 개혁으로
받아들여질만큼의 충격으로 비추어질 뿐입니다.
실상은 좌파 , 혹은 중도파에 가까울 뿐이지만요.
어디까지나 현실과 이상의 상대적인 비교이기에, 그정도도 힘든 한국의 정치세력이 심각한 문제라는것이 개인적인 인식입니다.
좌파냐 우파냐가 문제가아니라,
전세계에서도 찾아보기힘든 극단적인 마피아급의 조직이 존재한다는것이,
좌파 우파를 구분짓지도 못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우왕 신기하네요. 그리고 여성들이 민주당쪽(진보쪽)을 많이 지지하게 되는 이유로는 아마 보수주의자들이 가부장적인 문화를 유지해왔고 또 선호해서 그런 것도 있겠군요. 이건 대한민국도 비슷할 테고요..
아마 저 세 가지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난 게 아닐까 해요. 또 미국 사회가 더욱 다인종, 양성평등화되어 가고 있는데 트럼프 같은 인간들이 설친다면 결집성이 더욱 강화되어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되겠죠...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미국 민주당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가 있기 때문에 차후 더민주 행보와 한국 정치의 변화에 있어서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네요!
오늘도 많이 배웁니다+_+ 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