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호초 [1325791]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09-23 20: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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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국어사 사실(중세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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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ㄱ'의 약화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하나는 학교문법에서도 가끔 등장하는 ㄹ과 ㅣ 뒤에서 ㅇ이 등장하는 것과, 또 하나는 ㅎ으로 약화되는 것이 있습니다. 후자는 학교문법에 안 나오니 그냥 재미로 읽으세요. 


'알고'가 '알오'로 쓰이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ㄱ 약화이지만 ㅎ으로 약화되기도 합닌다.


'둗겁-'과 '두텁-', '도끼'와 '도최(도끼의 옛말)', '도깨비'와 '도채비' 등의 단어들을 통해 ㄱ이 ㅎ으로 약화되고 선행 혹은 후행하는 평음과 합쳐져 격음이 형성되곤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도깨비'는 기원적으로 '*돚가비'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 아마 '*도ᄌᆞᆨ아비'에서 모음이 탈락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도ᄌᆞᆨ+아비' 구성이 되는데 실질적인 어근은 '*도ᄌᆞᆨ'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언매러들은 아시겠지만 중세국어에서 어말 ㅈ, ㅊ은 ㅅ으로 중화됩니다. 그니까 현대국어에선 '꽃' 같은 경우 [꼳]으로 발음되지만 그 당시는 [꼿](이 당시 ㅅ은 말음에서도 발음됐음)으로 발음되니 '꼿'으로 표기한 거죠. 그래서 ㄱ이 약화되지 않고 '돗가비'라는 형태가 된 경우는 경음화를 겪고 현대국어의 '도깨비'가 되고, ㄱ이 먼저 약화된 경우 '돚가비>도차비'처럼 ㅊ이 나타나게 됩니다. 


'두껍다'와 '두텁다'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둗겁다'에서 경음화가 되면 '두껍다'가 ㄱ이 약화되어 ㅎ이 되고 ㄷ과 함께 축약되어 ㅌ이 되면 '두텁다'가 된 것이죠 



어때요 재밌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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